앉는 순간 '찌릿'…장마철 방치되는 버스정류소 온열의자
"의자에 앉자마자 전기가 찌릿하게 흐르는 느낌이 들었어요. 잘못 느낀 건가 싶어 손으로 다시 만져봤는데 또 같은 자극이 느껴졌습니다."
최근 퇴근길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A(40대)씨는 정류장에 설치된 온열의자에 앉았다가 깜짝 놀랐다.
의자에 앉는 순간 엉덩이와 다리 쪽으로 전기가 흐르는 듯한 자극을 느꼈기 때문이다.
A씨는 순간적인 정전기일 수 있다고 생각해 의자 표면을 손으로 다시 만져봤지만, 손끝에서도 찌릿한 전류가 흘러 순간 손을 떼야 했다.
혹시 모를 감전 사고를 우려한 A씨는 곧바로 의자에서 일어났다. 이후에는 온열의자에서 떨어진 곳에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A씨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손으로 다시 만졌을 때도 똑같은 느낌이 들어 불안했다"며 "비가 많이 오는 장마철에 어린이나 노약자가 모르고 앉았다가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매년 수십~수백대씩 늘어나는 온열의자…안전점검은 1년에 한 번
온열의자는 의자 내부에 전기 발열체와 온도감지 장치를 설치해 겨울철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이다.
대부분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 외부 기온이나 의자 표면 온도가 미리 설정된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발열 기능이 자동으로 작동한다. 기온이 기준보다 높아지면 발열은 중단되지만 전원 자체는 계속 연결돼 있는 방식이다.
지자체들은 겨울철 한파 대책과 대중교통 이용객 편의를 위해 2015년 전후부터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온열의자 설치를 본격적으로 확대해 왔다.
초기에는 이용객이 많은 주요 도로변 정류장을 중심으로 설치됐지만 최근에는 주택가와 외곽지역 정류장까지 설치 장소가 늘어나고 있다.
주요 도시별 온열의자 설치 현황을 보면 용인시 760여개, 수원시 660여개, 화성시 220여개, 성남시 110여개에 달한다. 이외 지자체들도 주민 수요와 한파 대책 등을 이유로 매년 수십개에서 많게는 수백개씩 온열의자 설치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유지관리는 설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겨울철 가동을 앞둔 가을에 한 차례 전체 점검을 실시한 뒤, 이후에는 고장이나 이상 민원이 접수될 경우 현장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겨울철 가동에 앞서 가을에 전체 시설을 점검하고, 이후에는 민원이 들어오면 현장을 확인해 조치하고 있다"며 "설치 대수가 계속 늘어나 전체 시설을 수시로 점검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 빗물·습기 노출…전원 연결된 채 관리 사각지대
문제는 여름철이다. 온열 기능은 작동하지 않지만 대부분 전원이 연결된 상태에서 장마철 빗물과 습기에 그대로 노출된다.
방수시설이나 내부 배선이 손상되거나 접지·누전차단기에 이상이 생길 경우 누설전류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온열의자는 이용자가 신체를 직접 접촉하는 시설인 만큼 작은 전기적 이상도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지자체는 장마철을 앞두고 누설전류나 접지 상태 등을 별도로 점검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시민 신고가 접수돼야 시설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이용자가 신체를 직접 밀착하는 온열의자의 특성상 가로등이나 전광판 등 다른 옥외 전기시설보다 세심한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 전기관리업체 관계자는 "온열의자는 전기시설인 동시에 시민이 장시간 직접 접촉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일반 옥외 전기시설보다 더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가 요구된다"며 "설치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계절과 관계없이 정기적인 전기안전 점검과 유지관리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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