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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냉전체제' 반도체 다음 전장은 AI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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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냉전체제' 반도체 다음 전장은 AI 모델

ONP 요약

코스피가 21일 오전엔 오르내리다가 오후부터 본격 올라, 하루를 3.56% 상승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회사들이 잘 나가면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줄지어 매수에 나섰고, 지수가 빠르게 뛰어오르면서 거래 속도를 늦추는 안전장치가 작동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중심에는 반도체가 있었습니다. 미국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와 반도체 제조장비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했고 중국은 화웨이 어센드(Ascend)와 자국산 GPU 개발에 국가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AI 경쟁의 승패는 결국 누가 더 많은 컴퓨팅파워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2026년 들어 세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다음 단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경쟁의 중심은 반도체에서 거대언어모델(LLM)과 AI 개발도구, 그리고 AI 생태계 자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AI 시대의 새로운 전략 자산은 GPU가 아니라 'AI모델'이며 앞으로 AI의 경쟁력은 더 이상 모델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어떤 국가에서 개발됐는지, 어떤 법과 규제를 따르는지, 데이터와 지식재산을 얼마나 투명하게 보호하는지까지 함께 평가받는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벌어진 두 사건은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중국은 미국 AI 개발도구인 Claude Code를 국가안보 위험으로 규정하기 시작했고, 미국은 중국의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을 국가 경쟁력의 새로운 위협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다른 사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같은 흐름 위에 놓여 있습니다. AI 모델이 국가안보의 대상이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국이 클로드 코드 백도어 위험 경고

지난 7월 8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국가 사이버보안 취약점 정보공유 플랫폼(NVDB)은 Anthropic의 AI 코딩 도구인 Claude Code 일부 버전에 대해 공식적인 보안 위험 경고를 발표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Claude Code 2.1.91부터 2.1.196 버전은 사용자에게 명확한 고지 없이 지역 정보와 기기 식별 정보 등 일부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으며, 해당 과정이 별도의 팝업이나 운영 로그에 표시되지 않아 사용자가 스스로 탐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개발 단말기에 대한 전수 점검과 취약 버전 삭제 또는 최신 버전으로의 업그레이드를 권고했고, 핵심 업무망에서는 사용을 엄격히 통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후 중국 언론은 일부 대형 IT 기업들이 내부 개발 환경에서 Claude Code 사용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조치를 시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알리바바는 사내 공지를 통해 업무 환경에서 Claude Code 사용을 제한하는 보안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Anthropic은 해당 기능이 계정 탈취나 증류, 불법 거래를 탐지하기 위한 실험적 보안 기능이었으며 이미 7월 초 관련 코드를 제거한 업데이트를 배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중국 정부는 이를 잠재적인 보안 위험으로 판단했고, Anthropic은 보안 강화를 위한 기능이었다고 해명한 것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중국 정부가 미국 AI 개발도구를 처음으로 국가안보의 관점에서 공식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보안 심사의 대상이 운영체제, 서버, 네트워크 장비였다면 이제는 AI 코딩 도구까지 국가 보안 체계 안으로 편입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도 중국 LLM을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역시 거의 같은 시기에 중국 AI 모델을 향해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미국이 주목하는 대상은 보안 백도어가 아니라 증류(Distillation) 입니다. 증류는 성능이 뛰어난 대규모 AI 모델의 출력 결과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작은 모델을 학습시키는 기술입니다. 연구 목적으로는 활용되는 기법이지만 원저작자의 허가 없이 상용 모델의 응답을 대량 수집해 새로운 모델을 학습시킬 경우 지식재산권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 AI 기업들은 바로 이 지점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한 곳은 OpenAI였습니다. 올해 초 OpenAI는 Microsoft와 함께 일부 계정이 ChatGPT API를 비정상적으로 대량 호출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OpenAI는 특정 중국 조직이 ChatGPT의 출력 결과를 대규모로 수집해 모델 학습에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계정을 차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러한 의혹의 주요 대상으로 DeepSeek가 거론됐습니다. 다만 OpenAI는 DeepSeek를 상대로 불법 행위를 공식적으로 입증했다고 발표한 것은 아닙니다. OpenAI가 사용한 표현 역시 "부적절한 사용(Inappropriate Use)"과 "증류 가능성(Possible Distillation)"이었습니다. 즉, 기술적 정황에 근거한 의혹 제기였으며, 법적 판단이 내려진 사안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논의는 한층 확대됐습니다. Anthropic은 미국 정부와 의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DeepSeek뿐 아니라 Moonshot AI, MiniMax 등 일부 중국 AI 기업이 Claude의 출력 결과를 대규모로 수집해 모델 성능 개선에 활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Anthropic은 수만 개의 가상 계정과 프록시 서버를 활용한 대량 API 호출 패턴, 비정상적인 요청 빈도, 접속 방식 등을 근거로 이러한 활동이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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