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하나 바꿨을 뿐인데... 야채 편식하는 손주들이 달라졌다

AI 통합 요약
배우 고규필과 싱어송라이터 아내 에이민이 첫 자녀를 기대하고 있다. 에이민은 현재 임신 4개월이며 태아는 딸로 확인됐고, 올해 말 출산 예정이다. 두 사람은 9년 교제 끝에 2023년 11월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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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과 두 살, 한창 예쁘면서도 서툰 발음으로 종알종알 하는 손자와 말없이 몸으로 보여주는 손자 둘을 보고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녀석들이지만, 삼시 세끼 밥상머리에만 앉으면 한바탕 전쟁이 벌어진다. 이 녀석들의 입맛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잉, 이 초록은 왜 넣었어요. 싫어요. 안 먹을래요."
어쩜 그리 귀신같이 몸에 좋은 초록색 야채만 쏙쏙 골라내는지, 숟가락에 조금이라도 야채가 보이면 고개를 돌리고 입을 꾹 닫아버린다. 녀석들의 까다로운 식성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다가도, 속으로 슬며시 다른 생각을 해본다. '달리 말하면 우리 손주들이 미각이 아주 예민하고 발달했다는 뜻도 되겠지' 하고 말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해보지만, 매번 몇 숟가락 뜨지 않는 밥그릇과의 전쟁은 쉽지 않았다.
30년 전 나의 모습, 그리고 듬직해진 딸아이
이 까다로운 입맛의 내력을 거슬러 올라가면 사실 내 딸아이가 있다.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내 딸도 어릴 적 이유식을 할 때 하도 밥을 안 먹어서 나를 애태웠다. 조금이라도 더 먹이겠다고 밥그릇을 들고 온 집안을 쫓아다니기 일쑤였고, 그 모습을 보신 시어머니께서는 "애 버릇 나빠진다"라며 지청구도 참 많이 하셨다. 주변에서는 "며칠 굶기면 다 먹게 돼 있다"고 말했지만,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게 가장 큰 행복인 엄마 마음에 그게 그리 말처럼 쉬운가. 결국 쫓아다니며 한 술이라도 더 떠먹이는 게 그 시절 나의 육아였다.
그래서일까. 정작 엄마가 된 딸아이는 손자들이 밥을 잘 안 먹는 것에 대해 생각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는 눈치였다. 안달복달하는 나를 보며 딸은 오히려 덤덤하게 말했다.
"엄마, 저러다 좀 지나면 다 먹어요. 지들도 배고프면 알아서 먹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우유나 빵, 과일을 대신 먹으니까 괜찮아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묘한 감정이 교차했다. '나는 왜 저렇게 여유 있게 아이를 키우지 못했을까' 하는 과거의 미안함과 후회가 밀려왔고, 동시에 어느새 자라 저런 듬직함과 여유로움으로 제 아이들을 대하는 딸아이가 무척이나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30년 전 나와는 참 많이 다른, 한층 성숙한 엄마의 모습이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손주들을 돌보다가 막히는 일이 생기면 슬그머니 딸에게 의견을 묻곤 한다. "야야, 둥둥이가 이런데 이건 우짜노?" 하면서 말이다.
내가 이토록 손주들 먹거리에 유난을 떨며 고민했던 데에는 사실 나만의 숨겨진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나 자신의 까다로운 식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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