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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랑이 함부로 비웃지 마라”… ‘촉감 완구’ 전성시대[2030세상/김지영]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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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지친 날이었다.
여름 냄새가 눅진한 퇴근길,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생맥주 한 잔씩을 앞에 두고 앉았다.
이런저런 하소연을 늘어놓자 그는 사뭇 비장한 표정으로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말로만 듣던 ‘말랑이’였다.
귀여운 감자빵 모양이 얼핏 보면 진짜 빵인 줄 헷갈릴 정도였다.
“한번 만져 보실래요?” 속는 셈치고 손에 쥐어 보았다.
부드럽고 쫀득쫀득한 그 감촉이 이상하게 좋았다.
“뭐야, 이거 왜 재밌어?” 그 모습을 지켜보던 후배가 웃으며 말했다.
“다들 그래요.” 말랑이를 어렴풋이 이해할 때 즈음, 또 다른 이름이 들려왔다.
일명 ‘왁뿌볼(왁스 뿌수기 볼)’.
점토 겉면을 왁스로 코팅한 볼인데, 양손 가득 쥐면 ‘바삭’ 하는 소리와 함께 껍데기가 갈라지면서 말랑한 슬라임이 흘러나온다.
말랑이가 눌렀다가 다시 돌아오는 회복의 감각이라면, 왁뿌볼은 단단한 껍데기를 깨뜨리는 해방의 감각에 가깝다.
그 찰나의 경험을 위해 적게는 2000, 3000원부터 많게는 1만 원까지도 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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