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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힙' 열풍에도…웃지 못하는 지역서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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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시스] 박은수 기자 = "'텍스트 힙'이라는 말이 허상 같아요. 하루 종일 한 권 못 파는 날도 많아요."

17일 오후 충북 청주의 한 독립서점.

10평 남짓한 공간에는 잔잔한 음악만 흐를 뿐 손님은 없다. 빼곡히 꽂힌 책들 사이로 서가를 정리 중이던 이지영(52·여) 대표가 한숨을 내쉬었다.

책마다 붙은 알록달록한 포스트잇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직접 읽은 뒤 손글씨로 적은 짧은 서평이다.

계산대 옆에는 책을 구매한 손님에게 건네는 커피도 준비돼 있었다. 정성을 담아 꾸민 공간이지만 이날도 서점은 한산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서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며 '텍스트 힙(Text Hip)'이라는 말까지 등장했지만, 그 열기가 지역 서점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 대표는 "국제도서전이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에는 독서 열풍이 느껴졌지만 그것도 잠시였다"며 "SNS에서 책을 읽는 문화는 확산한 것 같지만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큰 열풍을 일으킨 '압록강은 흐른다' 한지 에디션을 꺼내들었다. 독서 문화가 책의 내용보다 디자인이나 한정판, 도서 관련 굿즈 소비 중심으로 흐르는 현실에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같은 책인데도 일반판은 거의 판매되지 않다가 한지 표지로 제작한 에디션은 한 번에 40여권의 주문이 들어왔다"며 "책 내용보다 소장 가치에 더 관심을 두는 소비도 적지 않다"고 했다.

청주의 또 다른 독립서점은 1년 전부터 운영 방식을 바꿨다.

예약제로 운영하며 북카페 공간을 마련했고, 독서모임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책을 파는 곳에서 사람들이 머물고 교류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예약 시간에 맞춰 찾은 서점 안에서는 독자들이 차를 마시며 책장을 넘기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독서모임이 한창이었다.

운영자 유모씨는 "최근 독서모임을 찾는 사람은 늘어난 것 같다"며 "책만 판매해서는 운영이 어려워 사람들이 머물며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방향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이어 "온라인에서는 책 표지와 소개만 보지만 오프라인에서는 직접 책장을 넘기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며 "그게 지역서점만이 가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버티지 못한 서점들도 있다.

인터넷과 SNS에서 청주의 대표 독립서점으로 꼽히던 성안길의 한 서점은 지난해 결국 문을 닫았다.

서점을 운영했던 A씨는 "책 판매만으로는 운영이 어려워 결국 접게 됐다"며 "온라인서점과의 경쟁 속에서 지역 서점을 유지하는 일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가 발간한 '2024 한국서점편람'에 따르면 도내 지역서점은 2022년 81곳에서 2024년 63곳으로 줄었다. 불과 2년 만에 18곳이 문을 닫았다.

온라인에서는 '텍스트힙'이 유행이지만, 골목의 작은 서점들은 오늘도 애타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ercurypark@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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