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33바퀴 돌았던 어느 수영 선수 이야기

대제국이나 큰 기업을 세운 인물, 전쟁을 승리로 이끌거나 혁명을 성사시킨 인물,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이나 학문적 업적을 이룬 인물들이 역사에 주로 기록되지만, 비범한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인체의 한계를 초인적으로 극복한 인물도 역사에 기록될 때가 있다.
기원전 408년 올림픽대회에서 격투기 종목인 판크라티온에서 우승한 '스코투사의 폴리다마스(Polydamas of Skotoussa)'는 초인적 체력으로 인해 역사에 기록됐다. 서기 2세기경의 그리스 역사학자 겸 지리학자인 파우사니아스(Pausanias)는 "이곳 올림푸스산에서 폴리다마스는 거대하고 힘센 짐승인 사자를 그 어느 무기의 도움도 없이 죽였다", "그는 빠른 속력으로 앞을 향해 전차를 몰던 마부를 멈춰 세웠다고도 한다. 한 손으로 전차 뒷부분을 잡아 말들과 마부 양쪽을 단단히 붙들었다" 등등의 경이적 기록을 <그리스 이야기>에 남겼다.
신라 충신 박제상(김제상)이 역사에 기록된 것은 왜국 땅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눌지왕에게 충성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초인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라를 배신한 척하면서 왜국으로 망명한 그는 그곳에서 인질로 묶여 있던 미사흔(눌지왕의 동생)을 도피시켰다. <삼국유사> 기이(紀異) 편에 따르면, 분노한 왜국왕이 발바닥 살갗을 도려낸 뒤 갈대 위를 걷게 하고 뜨거운 철판 위를 걷게 하는데도 박제상은 끝끝내 참아냈다.
이 사례는 충성심이 육체적 고통을 억누른 본보기로 많이 이해되지만, 체력이나 신체적 조건이 따라주지 않거나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없었다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이런 측면들에 대한 역사 기록자의 경외감이 그의 이름을 역사에 올리는 원천 중 하나였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해협 횡단 후 "대한민국 만세" 외친 조오련
비범한 신체적 능력을 발휘하거나 육체의 한계에 초인적으로 도전하는 것은 위대한 군주·기업인·장군·혁명가·과학자 등도 흉내 내기 힘들다. 이 분야에서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이 우리 시대에도 있었다. 대한해협을 맨몸으로 헤엄쳐 대마도(쓰시마섬)에 상륙한 조오련(1952~2009)도 그중 하나다.
1980년 8월 12일 자 <조선일보> 7면은 "아시아의 물개로 불리는 조오련이 사상 최초로 대한해협의 유영 횡단에 성공했다"라며 "조오련은 11일 오후 1시 21분, 부산 다대포 앞 방파제를 떠난 지 13시간 16분 만에 대마도 좌북단 사오자끼등대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직선거리는 49.9km로 조(趙)의 평균 속도는 시간당 3.8km"였다고 신문은 알려준다. 새벽 0시 5분에 부산 앞바다를 출발한 그는 2시 30분경에는 입영(立泳) 자세로 직립해 빵과 음료수를 먹고 디저트로 커피를 마셨다. 음식이 거북했던지 소화제 노루모를 먹고 음악을 들었다.
먹어도 소화가 잘 안되는 곳이고,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는 곳이었다. 그런 데서 그는 빵과 음료수뿐 아니라 죽을 흡입해 가면서 버텨냈다. 그 와중에 왼쪽다리 마비 같은 돌발 상황도 있었다. "물속에서 1~2분만 쉬어도 근육이 마비되기 쉽고 수온이 24도 이하가 되면 온몸에 맥이 풀리고 쥐가 나기 때문에 손발 놀림은 쉴새없이 해야 하는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신문은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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