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장관 "비아파트 활성화 전적으로 동의…조만간 결론"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정부가 공급이 급감한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조만간 결론을 내놓기로 했다. 민간 신축 주택 공급을 살리기 위해 건설금융 지원을 검토하고 용도 전환과 인허가, 보증·금융 심사 등 순차적으로 진행되던 절차도 동시에 추진해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비아파트 활성화 문제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대책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장관은 "비아파트 공급이 활성화되고 기업형 임대 등 공급할 수 있는 주체도 다양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금융위원회와 계속 협의하고 있어 조만간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기는 정비사업, 단기는 비아파트"
이날 토론회에서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주택 공급은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추진하되 단기적으로는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 공급이라는 것 자체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공급은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하되 단기적으로는 비아파트 쪽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그는 "현행법상 이주비 대출을 받으면 주택 매입이 안 된다"며 "이를 사업성 성격의 대출로 간주해 일정 비율 규제를 풀어주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아파트 활성화 방안으로는 비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배제하거나 감가상각 관련 혜택을 주되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인허가·보증·금융 '병행' 전환
주택 공급업계에서는 이미 준공된 건물의 용도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도 인허가와 보증·금융 심사가 순차적으로 진행돼 실제 공급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조일진 도시이야기 대표이사는 "정부가 지식산업센터를 주거형 오피스텔로 전환해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LH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며 "정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인허가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용도 변경 절차에 통합심의와 패스트트랙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미 준공된 건물이라도 실제 주택으로 공급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며 "구조와 소방, 안전은 철저히 검토하되 관련 절차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LH 매입약정 등 공공성이 확보된 사업은 통합심의 대상으로 지정하고 명확한 처리 기한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기존의 단계별 사업 추진 체계를 병행 추진 방식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대통령께서 단계별로 추진되는 시스템을 완벽히 바꿔 병행 추진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국토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실무적인 조치를 취하라고 주문했다"며 "용도 전환 원스톱 서비스와 인허가, 금융 등 단계별로 진행되던 모든 절차를 병행 추진 원칙에 따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구단위계획을 세운 뒤 다음 절차로 넘어가는 기존 방식을 전체적으로 바꿀 생각"이라며 "현장에서 아이디어를 주면 국토부가 확실히 반영해 속도전에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은 국회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설금융 풀어야 실제 신축 공급"
문길주 대신이엔디 회장은 민간 주택 공급이 위축된 주요 원인으로 금융 규제와 악화된 사업성을 꼽았다.
문 회장은 "민간은 토지를 확보하고 택지를 조성하는 데만 수년이 걸리지만 브리지론과 본PF 등 사업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혀 있다"며 "현재는 HUG 보증을 받을 수 있는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신규 주택사업 추진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착공 이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분양률을 달성해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준공 이후에는 입주율 저조로 잔금 납부가 지연되면서 시행사와 건설사 모두 경영난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사업장은 사업을 추진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라며 금융·제도 개선도 요청했다.
김 장관은 건설·주택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 공급자 금융 지원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금융위와 관련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설협회와 전문건설협회, 주택협회, 디벨로퍼협회 등과 간담회를 하고 의견을 수렴했다"며 "주택건설 금융에 대한 공급자 측면의 지원 필요성에 정말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형태로든 건설금융을 풀어내야 실제 신축 주택이 공급될 수 있다는 데 적극적으로 공감한다"며 "금융위원회와 국토부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 규제를 완화할 경우 다른 부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했다.
◆비아파트·사전청약·청년 등 제도 사각지대 개선 주문
비아파트 공급업계와 뉴홈 사전청약자, 청년들은 기존 제도의 사각지대로 발생하는 피해를 줄이고 실수요자가 예측할 수 있는 주거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정주영 미래인 회장은 비아파트 계약해제권을 폭넓게 인정한 대법원 판결 이후 관련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며 법령 개정 과정에서 기존 사업을 보호할 경과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소유권 이전 이후에도 계약해제를 당할 수 있어 비아파트 공급이 불가능할 정도로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창릉 S3블록 사전청약 당첨자인 하만환 뉴홈 나눔형·선택형 사전청약 비상대책위원장은 대출금리와 만기, 상환 방식 등 핵심 조건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 위원장은 "계약은 지금 결정하게 하면서 계약을 감당할 핵심 금융조건을 나중에 정하는 것은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숙명여대 학생 한채린씨는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싼 집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주거"라며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에서 내 집 마련까지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비아파트 계약해제 소송과 관련해 "제도 개선 사이에 끼어 있는 수많은 사람의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경과조치가 빠지지 않도록 장관실과 담당 실장이 직접 챙기겠다"고 답했다.
사전청약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원래 약속했던 부분은 정확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금리 등 남은 쟁점을 논의하기 위해 사전청약자들과 별도의 간담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의 출발은 청년과 신혼부부"라며 "청년들이 주거 안정을 이루고 이를 토대로 주거 사다리를 밟을 수 있도록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정부가 공공주택 공급에만 집중하고 민간 공급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장관은 "민간 차원에서 주택이 공급되지 않으면 현재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정부가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며 "인허가 지원센터와 절차 단축, 도시형생활주택 등 다양한 주택 형태의 혁신을 통해 민간 공급을 활성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지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경상남도회장이 지방 주택에 대한 세제·스트레스 DSR 완화와 준공 후 미분양 매입 등을 잇달아 제안하자, 김 장관은 "협회 임원들과 연락해 국토부 장관 간담회를 추진하겠다"며 별도 논의를 제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sg05107@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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