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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888일째, 그는 아직 출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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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888일째, 그는 아직 출근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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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뒤 습한 공기가 아직 골목에 남아 있던 1일 저녁, 부산 서면시장 입구에서는 어김없이 수요집회가 열렸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은 발걸음을 잠시 멈춰 바라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현수막에 적힌 구호를 읽은 뒤 다시 일상으로 향했습니다. 그 자리 한가운데에는 2021년 5월 1일 해고된 이후 1888일째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거리를 지키고 있는 서면시장번영회지회 김태경 지회장이 서 있었습니다. 비는 그쳤지만 그의 출근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888일이라는 시간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긴 세월입니다. 다섯 번의 여름과 다섯 번의 겨울을 거리에서 보내는 동안 시장은 변함없이 운영되었고, 사람들의 일상도 계속 흘러갔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삶이 이처럼 오랫동안 거리 위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 현실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질문이기도 합니다. 해고노동자의 삶이 장기간 방치되는 현실을 당연한 풍경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노동의 존엄 또한 함께 무뎌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진 속 김태경 지회장은 두 팔을 담담히 모은 채 시장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뒤편에서는 상인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시민들은 저마다의 일상을 이어갑니다. 서로 다른 시간이 한 공간에 공존하는 이 장면은 다큐멘터리 사진이기에 가능한 기록입니다. 화려한 구호보다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사람의 침묵이 더 큰 울림을 전하고, 사진은 그 기다림이 실제였음을 오래도록 증명합니다.

어제 수요집회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는 거창한 요구가 아니었습니다. "원래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가게 해 달라." 그 당연한 바람은 1888일이라는 시간 앞에서 결코 가벼운 말이 될 수 없습니다. 언젠가 이 사진이 장기투쟁의 기록이 아니라, 긴 기다림을 끝내고 다시 일터로 돌아간 마지막 거리 출근을 기억하는 사진이 되기를 바랍니다. 외면보다 연대가, 침묵보다 책임이 앞서는 사회를 향한 희망은 바로 그런 날을 믿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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