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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복 교사 해임 취소, 진보교육진영 성찰 계기 돼야

오마이뉴스
지혜복 교사 해임 취소, 진보교육진영 성찰 계기 돼야

24일 서울행정법원은 지혜복 교사가 서울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해임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항소 포기를 밝혔다. 지난 2024년 9월 27일 서울시교육청은 '부당 전보를 주장하며 출근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지혜복 교사를 해임했다.

지혜복 교사는 2023년 학생 상담 과정에서 학교 안 성폭력 사안을 확인하고 학교에 신고했다. 학교는 조사 과정에서 피해 학생들의 신상을 노출해 2차 가해를 발생시켰다. 지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에 학생 인권 구제 신청을 했다. 학교와 교육청은 성폭력 사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신 이듬해 지혜복 교사를 다른 학교로 임의 전보 발령을 했다.

2024년 1월 21일 지혜복 교사는 성폭력 사안 해결과 부당 전보 취소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올해 1월 서울행정법원은 지혜복 교사가 공익 제보자에 해당한다며 서울시교육청의 '전보 처분'을 취소했다. 7월 24일 해고 무효 판결은 예견된 결정이다. 이미 법원이 전보 처분을 취소했으므로 결근을 이유로 한 해임 처분은 근거가 없는 부당한 조치가 됐기 때문이다. 지혜복 교사는 1인시위를 시작한 지 915일 만에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지혜복 교사의 해고 무효 판결은 환영하고 축하할 일이다. 그런데 지 교사 사안에서 교육계가 성찰해 봐야 할 지점이 존재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는 일은 필요하다. 이 글의 주요 대상은 '진보 교육 세력'이라고 자처하는 진보 교육감(또는 교육청)과 전교조이다. 이들 대상은 지혜복 교사 사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진보 교육감들의 무딘 성인지 감수성과 인권 의식

2024년 1월 지혜복 교사를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다른 학교로 강제 발령을 한 주체는 서울시교육청이다. 당시 교육감은 진보 교육감으로 분류된 조희연이었다. 조 전 교육감은 2024년 8월 29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교육감직을 상실했다. 10월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역시 진보 교육 진영으로 불린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다. 정근식 교육감도 지혜복 교사 해임 처분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정 교육감은 재선에 성공하고 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기성 언론에서도 지혜복 교사에 대한 서울시교육청의 조치가 부당하다는 보도와 논평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진보 교육감'인 정근식은 이 문제에 대해 회피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해당 학교의 성폭력 사안 해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해 학생들과 공익 제보를 한 교사만 불이익을 받았다.

2024년 대법원 판결을 앞두었던 조희연 전 교육감의 경우, 자신의 지위 유지 문제에만 매달려 다른 중요한 인권 관련 사안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었다. 사회학자인 후임 정근식 교육감이 지혜복 교사와 A 학교 사안에 대해 보인 무관심은 언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사회학은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대표적 학문 분야다. 더구나 정근식 교육감은 '진보'라는 이름을 내걸고 당선됐다. 그가 보인 행태를 보면, 성인지 감수성과 인권 의식이 보수 세력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3일 선거에서 자칭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이 모두 보수적인 점을 고려하면, '진보 교육 세력'의 보수화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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