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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청소년 늘어나는데, 심리치료 보호기관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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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청소년 늘어나는데, 심리치료 보호기관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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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소년 현장에서 나타나는 위기 양상은 과거의 단순한 일탈 수준을 넘어섰다. 자살과 자해, 가출, 학교 부적응, 과다 약물 사용, 온라인 중독, 가정 내 폭력적 행동, 강박,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경계선지능, 부모에 대한 재산손괴와 위협, 위험한 이성관계, 도박과 절도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겉으로는 반항이나 비행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우울, 불안, 충동조절의 어려움, 애착 손상, 분노조절 문제, 자기혐오, 가족 갈등, 또래 압력, 정서적 방임이 깊게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위기는 단순한 현장 체감만이 아니다. 여성가족부의 2024년 위기청소년 지원기관 이용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위기청소년 4,627명 중 최근 1년간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33.0%로 나타났다. 자살을 시도한 경험은 8.2%, 자해를 시도한 경험은 21.5%에 이르렀다. 위기청소년 3명 중 1명은 우울감을 경험하고, 5명 중 1명 이상은 자해를 시도한 셈이다. 더 이상 일부 아이들의 예외적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제도적으로 대응해야 할 심각한 청소년 정신건강 위기다.

정부가 2026년 6월 발표한 청소년 자살예방 대책에서도 상황의 심각성은 확인된다. 10대 청소년 자살 사망자는 2016년 273명에서 2025년 396명으로 증가했다. 자살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자해, 우울, 불안, 충동적 위기행동을 보이는 청소년은 현장에서 계속 발견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 뒤의 사후 대응만이 아니라, 위기 징후가 나타났을 때 즉시 보호하고 치료할 수 있는 전문적 개입 체계다.

현장에서 만나는 부모들은 대부분 큰 충격과 혼란을 겪는다. 아이가 자해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가출 후 돌아왔지만 다시 나가겠다고 할 때, 부모에게 욕설과 폭력을 행사하거나 집안 물건을 부수는 모습을 보일 때, 부모는 어디에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몰라 발을 동동 구른다. 어떤 부모는 경찰을 부르고, 어떤 부모는 병원 응급실을 찾고, 어떤 부모는 청소년상담센터에 문의한다.

심각한 위기 청소년 '보호'와 '치료' 사이의 공백

그러나 아이가 급박한 심리치료와 보호를 동시에 필요로 하는 상태일 때, 현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물론 우리 사회에는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청소년쉼터, 일시보호시설, 청소년회복지원시설, 국립청소년디딤센터 등 다양한 보호·상담 체계가 존재한다. 이 기관들은 위기 청소년을 발견하고, 상담하고, 일시적으로 보호하며,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로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상담복지센터는 지역사회 청소년안전망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고, 청소년쉼터는 가출·거리배회·노숙 청소년을 긴급하게 보호하는 안전망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여전히 '보호'와 '치료' 사이의 공백이다. 일시보호기관은 아이를 잠시 안전하게 보호할 수는 있지만, 자살·자해 위험, 심각한 우울과 불안, 충동적 폭력행동, 과다 약물 사용, 가족관계 붕괴가 동반된 청소년을 장기간 전문적으로 치료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상담센터는 심리상담을 제공하지만, 생활공간을 함께 갖춘 치료적 보호 기능은 제한적이다. 병원은 급성 정신건강 문제를 진료할 수 있지만, 가족·학교·생활지도·재발방지까지 포괄하는 청소년 회복 공간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구의 한 청소년기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현장을 바라보면 이 공백은 더욱 절실하게 느껴진다. 시설 종사자들은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아이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거나, 반복적으로 자해를 시도하거나, 부모와의 관계가 완전히 무너져 귀가가 어려운 상태라면 단순한 보호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잠자리와 식사만이 아니다. 심리평가, 위기개입, 가족상담, 정신건강 치료 연계, 생활치료, 정서조절 훈련, 부모교육, 재발방지 계획이 통합된 전문적 개입이다.

국립청소년디딤센터와 같은 거주형 치료·재활시설은 매우 중요한 모델이다. 이 시설은 우울, 불안, ADHD 등 정서·행동상의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에게 상담·치료·보호·교육·자립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그러나 현재 운영 규모와 접근성만으로는 전국의 다양한 위기 청소년 수요를 충분히 감당하기 어렵다. 지역별 접근성, 입소 대기, 단기 위기개입 수요, 부모와의 동시 개입, 퇴소 후 지역사회 연계까지 고려하면 권역별 청소년 전문심리치료 보호기관의 확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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