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강한 저항'이 품은 기억, 상흔을 넘어 우정의 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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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 사는 사람에게 프랑스라는 나라는 조금 특별하다. 아름다운 예술과 낭만의 나라라는 이미지에 앞서 먼저 병인양요의 상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1866년 가을, 프랑스군은 강화도를 침략했고,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은 큰 시련을 겪었다.
당시 프랑스군은 강화도 외규장각을 약탈하며 수많은 문화재를 가져갔다. 그러나 정족산성에서 양헌수 장군이 이끄는 조선군이 프랑스군을 격퇴하며 값진 승리를 거두었고, 침략자들을 끝내 몰아냈다. 강화 사람들에게 이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닌, 지금도 생생한 자부심이자 아픔이다.
6월 3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한불 수교 140주년 특별전 소식을 마주했을 때, 단순한 전시 관람 이상의 묵직한 의미를 안고, 나는 서울로 길을 나섰다. 침략과 약탈의 거친 폭풍을 지나온 두 나라가, 지난 140년간 어떻게 '우정'의 등불을 밝혀왔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1. 빛바랜 의궤 앞에 서서 고향 강화도를 품다
특별전을 보기 전에 먼저 상설전시실을 찾았다. 그곳에서 프랑스군이 가져갔던 외규장각의 슬픈 역사를 머금은, 조선 왕실 의궤 일부와 마주했다. 의궤는 후대 왕들이 본받고 참고할 수 있도록 왕실의 주요 행사 과정을 글과 도상(圖象)으로 완벽하게 정리한 기록문화의 정수다.
왕실의 정통성과 국왕의 통치 이념이 고스란히 담긴 이 귀중한 기록을 마주하니, 자연스럽게 아픈 역사의 현장인 강화도 모습이 겹쳐 보였다. 160년 전 그해 가을, 정족산성 성벽 위에서 외세를 막기 위해 쏘아 올렸던 조선 포수들의 화승총 불꽃이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했다.
그러나 가슴 벅찬 승전의 기억 뒤에는 이토록 뼈아픈 문화적 비극이 칼날처럼 남아 있었다. 패해 퇴각하던 프랑스군은 은괴 등 왕실의 재물을 약탈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외규장각 도서 중에서도 비단 표지와 장석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왕이 보던 어람용 의궤' 297권을 따로 골라내어 군함에 실었다. 그리고 남겨진 5000여 권의 서책은 외규장각 건물과 함께 남김없이 불태워버렸다.
이 참혹한 방화와 약탈의 현장에서 우리 선조들이 느꼈을 참담함은 어떠했을까. 선조들의 뜨거웠던 호국 정신과 한 줌의 재로 사라진 문화재에 대한 안타까움이, 다행히 살아남아 눈앞에 있는 의궤의 빛바랜 표지 위로 겹쳐지며 내 마음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2. 침략자의 기록에서 발견한 선조들의 '완강한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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