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육사' 원했던 李, 실용성 논리에 '자운대' OK
정부가 16일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완전 통합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설립하는 기본계획을 확정하며 국방개혁 의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보수진영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도 남아있기 때문에 최종 법제화까지는 여전히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올해 초 민·관·군 자문위원회가 권고한 '2+2 통합안'에 비해 훨씬 강도가 세다.
권고안은 1·2학년은 공통수업, 3·4학년은 개별수업을 함으로써 기존 사관학교는 존치하는 방식이었다. 통합 사관학교의 위치도 우수 학생 유치 등을 위해 서울에 둘 것을 권고했다.
반면 정부의 선택은 육·해·공사를 아예 없애고 4년 과정 전체를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학교 위치도 자운대로 정해지면서 육사의 경우는 '지방 이전'이 현실이 됐다.
이런 점에서 사관학교 통합을 극력 반대해온 육사 총동창회 등을 중심으로 더 큰 반발이 예상된다. 실제로 이날 육·해·공사 총동창회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총궐기 등의 반대운동을 예고했다.
그러나 그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다. 정부는 사관학교 통합의 수위를 높였지만 학교의 위치는 결과적으로 절충한 측면이 있다.
육·해·공사 자체가 사라지는데 따른 당연한 귀결이지만, 육사 입장에선 원래 유력시되던 전남 장성(상무대)으로 이전이라는 최악 상황은 피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통령은 육사를 장성으로 옮기기를 원했지만 국방부가 현실성을 이유로 설득하자 재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장성은 이런저런 이유로 어렵다고 말씀드리자 대통령께서 실용적으로 판단하셨다"고 말했다.
이후 사관학교 통합 논의는 학교 위치를 자운대로 하되 4년제 완전 통합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지난 6일 발표하려다 연기한 내용도 완전 통합안이었다.
사관학교 통합 및 이전은 국가균형발전의 대의명분도 있기 때문에 육사만 계속 반대하기는 쉽지 않고 공동전선 형성이 필수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물론 해사와 공사도 학교를 이전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인 서울' 기득권을 잃는 육사와는 체감도가 다르다. 따라서 해·공사 측의 셈법은 다를 수 있고, 이는 이 사안에 대한 여론의 향배에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런 점에서 통합 사관학교가 들어설 자운대의 입지도 재조명 받고 있다.
자운대는 카이스트(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원자력연구원 등 두뇌집단이 모인 대덕단지와 바로 인접해있다. 국내 최고의 연구·교육 인프라가 이미 깔려있는 것이다.
'대전의 강남'으로 불릴 만큼 우수한 학군에다 고소득층도 많아 생활여건도 좋기 때문에 우수 학생과 교수진 유치에도 유리하다.
국방부 관계자는 "90여개의 국책연구기관에 박사급 공학 인재만 1만 명 이상 있어서 미래의 생도나 학부모들이 충분히 선택 가능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도 정부 발표에 즉각 반응하며 "생도와 교수 등을 위한 주거, 교육, 문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입지 조건은 육사가 서울을 벗어나면 우수 학생 모집이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폐교나 마찬가지라고 했던 우려와 비판을 크게 상쇄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통합 사관학교의 구체적 시행 시기와 입학전형 방식 등을 정하게 될 향후 의견 수렴 과정에서 여론 동향이 매우 중요해졌다.
국방부는 인구절벽 시대와 미래전 대비 등을 위해 사관학교 통합은 불가피하다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골든타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육사 총동창회 등은 '사관학교 통합 반대' 의견이 75.4%라는 모 여론조사 등을 내세워 여론의 우위를 주장하지만, 이 조사의 응답률은 0.61%에 불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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