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제왕적 권력 내려놓아야"... 직선제-감사독립 끝까지 간다

"이번 농협 개혁안의 가장 핵심적인 두 개의 골자는 조합원 직선제, 그리고 감사위원회의 외부화입니다."
15일 농협개혁추진단의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의 말이다. 그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검토 중인 쟁점들을 설명하면서 개혁 핵심을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독립 감사체계 구축' 두 가지로 압축했다. 이어 그는 "여러 비판을 수용해 (끝까지) 관철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는 농협중앙회의 이른바 '제왕적 권력'을 내려놓기 위한 고강도 농협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비용 증가'와 '자율성 침해' 관치 우려를 앞세워 저항하자, 추진단은 간담회를 자청해 중앙회에서 주장하는 반대 논리를 반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추진단은 오히려 지금까지의 구조가 농협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약화시켜 왔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제도를 일부 손보는 수준이 아니라 농협 운영의 권한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겠다는 확고한 뜻을 전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 공동단장(명지대 교수)을 비롯해 민간 위원인 장경호 농업제도정책연구원 원장,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이사장, 하승수 변호사(농본 대표) 등이 참석했다.
[쟁점 ①] 전 조합원 직선제... "조합원이 회장 직접 뽑아야 한다"
추진단이 가장 강조한 변화는 중앙회장의 선출 방식이다. 현재 농협중앙회장은 제한된 선거인단 구조를 통해 선출된다. 추진단은 이를 200만 명에 달하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정책관은 "지금의 구조보다 200만 조합원의 요구와 현실을 더 폭넓게 반영할 수 있는 대표 체계가 필요하다"면서 비용 논란에 대해서 반박했다.
농협 쪽에서는 직선제를 시행하면 지난 동시조합장 선거 단가(1인당 1.7만 원)를 기준으로 약 406억 원의 과도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하지만, 추진단은 전국 단위 위탁선거 기준을 적용할 경우 208억~228억 원 수준이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위탁경비는 1인당 약 6800원 수준으로 계산했고, 선거운동 비용도 공직선거 기준을 준용했다.
특히 추진단은 직선제가 정착되는 2031년부터는 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동시 실시하면 비용 부담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윤 정책관은 정부 재정 지원 요구에 대해서도 "농협 내부 대표자 선거인 만큼 원칙적으로 농협이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현재 구조에서 발생하는 비공식적 선거 비용과 이해관계 비용까지 고려하면 직선제가 장기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시각이다.
장경호 원장은 "기존 1100명의 조합장만 참여하던 선거에서 음성적으로 투입되던 막대한 돈과 그로 인해 파생되던 부정의 고리, 경영 손실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직선제를 통해 음성적 자금을 없애고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면 200억 원대의 선거 비용은 농협이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선거 비용과 그 이후 발생하는 왜곡된 경영 비용까지 생각하면 직선제가 오히려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직선제가 또 다른 '강한 회장'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추진단은 "견제 장치를 함께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부당 개입 금지 원칙'과 권한 분산 장치 등 법적 안전장치를 함께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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