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시험 중 폰 발각되자 되레 "영장 가져와"…法 "응시제한 적법"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변호사시험 도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감독관의 제지를 받자 "영장을 가져오라"며 반발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에 대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정지한 처분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지난 16일 로스쿨 학생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변호사시험의 응시자격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변호사시험에서 휴대전화를 소지 및 사용했다는 이유로 법무부로부터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5년간 정지하는 처분을 받았다.
A씨는 이 같은 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7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변호사시험법에 따르면 로스쿨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로부터 5년 내에 5회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처분에 따라 A씨는 더 이상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됐다.
A씨는 "시험 중 휴대폰을 소지만 했을 뿐 사용하지 않았고, 휴대폰에 부정한 자료가 저장돼 있지도 않았다"며 "정황이나 비위 정도에 관한 고려 없이 최고 기간인 5년의 응시자격 제한은 재량권 일탈 및 남용"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감독관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담요 밑에서 휴대전화로 의심되는 물건을 꺼내 시험지 밑에 넣고 힐끔거렸다. 감독관 등이 휴대전화 확인 및 제출을 요청하자 A씨는 "영장을 가져오라"며 3~4분간 불응했다.
A씨는 휴대전화 소지 경위에 대해 서로 다른 내용의 경위서를 작성하는 등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전원을 끈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으나 감독관 등은 적발 당시 전원이 켜진 화면을 봤다고 동일하게 진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수 또는 단순 소지만 하려는 의도로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다면, 제한된 시간 내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시험의 특성상 감독관에게 즉시 휴대전화를 보여주면서 부정행위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강하게 주장하는 것이 상식 및 경험칙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A씨가 휴대전화를 흰색 종이로 감싸고 화면을 어떠한 아이콘도 없이 흰색으로만 설정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 이례적인 사정"이라고 짚었다. 사주 결과에 따른 것이었다는 A씨의 해명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법무부의 국가기관을 통한 포렌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불리한 사정으로 봤다.
재판부는 휴대전화를 물리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소지한 것 자체로 저장된 자료에 접근할 수 있어 부정한 자료를 이용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며 처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응시 자격 제한 처분이 지나치게 과중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는 이미 2회의 변호사시험을 응시했고, 부정행위 제재 처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회차 변호사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며 "이 사건 처분 만으로 변호사가 될 기회 자체를 박탈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리적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에게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을 정지함으로써 변호사 사회의 공정성을 도모하고 국가 공인 전문직으로서의 변호사에 대한 신뢰를 보호한다는 공익이 A씨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jud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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