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에 시작한 시민기자, 이 질문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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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입은 열리고 귀는 닫히기 쉽다. 살아온 세월만큼 경험이 쌓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나만의 기준도 단단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생 후반전을 '작가'와 '시민기자'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그 반대의 태도를 지녀야 마땅할 것이다. 더 많이 말하기보다 더 깊이 듣고, 내 경험을 가르치기보다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인생 후반전의 글쟁이가 갖추어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모든 글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받아 적고, 기자는 사람의 삶을 기록하는 존재다. 아무리 화려한 문장과 뛰어난 취재 기술을 갖추었더라도, 그 바탕에 사람에 대한 진심 어린 관심과 공감이 없다면 결코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특히 인생의 중반을 넘어선 이들은 잘 안다. 삶이란 성공보다 실패가, 승리보다 눈물이 더 잦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가 지나온 굴곡진 경험은 누군가를 판단하고 재단하는 잣대가 아니라, 타인을 온전히 품어 안는 따뜻한 자산이 되어야 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내 안의 상처로 타인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일이다.
돌아보면 나 역시 그랬다. 경찰관으로 33년을 근무하며 참으로 수많은 사람과 마주했다. 엄격한 법 집행이 이뤄지던 사건 현장에서 만난 피해자와 가해자, 억울함을 호소하던 민원인, 그리고 삶의 벼랑 끝에 위태롭게 서 있던 사람들까지. 저마다 가슴 절절한 사연 하나 없는 이가 없었다. 제복을 입었던 당시에는 법과 원칙이라는 차가운 기준이 먼저 보였지만, 현직에서 물러나 숨을 고르는 지금은 비로소 그들의 아픈 마음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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