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탄 쏜' 中 반도체 자립…속도와 美 규제에 달렸다
ONP 요약
중국 반도체 기업 CXMT가 과학·기술혁신보드에 상장해 첫날 주가가 470% 급등했다. 동시에 중국의 반도체 자립 진전이 주목되지만, 아직 미국 주도 칩 동맹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진보 성향:중국 반도체 자립 — 미국 제재를 뚫고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한 성과를 강조하지만 아직 완전한 위협은 아니다.
중도 성향:주가 폭등 — CXMT 상장 첫날 주가가 470% 급등하며 임직원 스톡옵션이 크게 상승했다.
중국의 D램 반도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와 반도체 생산 핵심장치인 노광장비 자체 개발 소식은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증시에 충격파를 던졌다.
미국 제재를 뚫고 중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반도체 굴기의 신호탄을 쏜 것은 맞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대만·일본 등이 참여한 '칩 동맹'에 당장 위협을 가할 정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독자 반도체 공급망 구축, 속도내는 중국지난 27일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科創板)에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1위로 뛰어오른 CXMT는 세계 D램 시장에서 삼성·SK하이닉스 등을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CXMT는 생산 능력만 갖추면 현재 약 8%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여지가 많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전 세계 D램 수요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에서 30%만 국내 생산으로 충족하고 있고, 나머지 7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의 메모리 칩 수입액은 전년동기보다 2.5배 증가한 약 32억 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만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입물량 대체만으로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성장 발판은 어느 정도 확보된 셈이다. 노무라 증권은 2028년까지 CXMT의 점유율이 18%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CXMT의 상장보다 세계 증시에 더 큰 여진을 남긴 것은 노광장비 개발이다. 중국의 국영기업이 액침식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를 개발했다는 소식은 미국의 수출 규제에 균열을 낸 것으로 평가받았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칩의 '설계도'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찍어내는 초정밀 프린터로, 반도체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장치다. 미국이 네덜란드 등 동맹국에게도 중국 수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중국이 미국 중심의 '칩 동맹'에 맞서 독자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놓았다는 내부 평가도 나왔다.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의 저우미 연구원은 "만약 노광장비의 일부 국산 대체가 가능해진다면, 대외 봉쇄를 깨고 자립·혁신을 실현하는 데 있어 '0에서 1로 가는' 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능·품질은 떨어져…DUV 대량생산도 과제그렇다고 중국의 성과가 한국 및 유럽 등 선두업체들에게 바로 타격을 줄 수 있을 만한 파괴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여전한 기술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D램 분야에서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보다 2~5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공지능(AI) 모델에 필수적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생산 자체를 못 하고 있다.
노광장비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DUV 노광장비는 ASML의 제품보다 성능과 품질이 훨씬 떨어진다. 내년에 20대만 생산을 목표로 할 정도로 아직 제대로 된 양산체제도 갖추지 못했다. ASML이 지난해 중국에 판매한 131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일부 핵심 부품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소수의 액침 DUV 노광장비를 생산하는 것과 (반도체) 대량 생산에 사용할 수 있는 장비를 생산하는 것은 다르다"며 "대량 생산에서는 수천 번의 웨이퍼 공정에 걸친 수율, 오버레이 정밀도, 처리량, 신뢰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HBM을 만들 수 있는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자체 개발까지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마사히로 와카스기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노광장비 분야에서 ASML과의 기술 격차를 완전히 해소하는 데 7년에서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두 가지 남은 변수는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결국 얼마나 빨리 시간을 단축하느냐에 따라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전망이다.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장비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고급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면 세계 반도체 공급망 체제가 재편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유럽·한국·대만 블록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제3국 블록으로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다자간 기술 통제 동조법(MATCH·매치법)'도 중요한 변수다. 법안은 미국뿐 아니라 네덜란드 등 동맹국들에게도 DUV 노광장비, 식각(에칭), 증착(박막) 장비 등 핵심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이다.
또 이미 중국 내 설치된 DUV 장비(약 1400대)의 유지보수·부품 공급까지 차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장비까지 사용을 제한하려는 강력한 조치다. 법안이 확정되면 중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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