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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만 흥행에 가려진 한국 영화의 처참한 현실, 프랑스는 달랐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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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만 흥행에 가려진 한국 영화의 처참한 현실, 프랑스는 달랐다

AI 통합 요약

G7 정상들과 글로벌 기술기업 CEO들이 17일 프랑스에서 가장 첨단 AI인 프런티어 모델의 공동 규제에 합의하며 중국의 기술 추격을 견제했다. 미국은 홍콩 등 지역에서 앤트로픽 등 고성능 AI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단행했고, 한국 정부는 글로벌 AI 협력을 추진하면서 국내 기업의 AI 내재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진보 성향: 앤트로픽 CEO의 '분열 회피' 발언처럼 기술의 진영화를 우려하며, AI의 혜택을 인류가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국제협력과 개방을 강조한다.

중도 성향: AI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산업 협력과 규제 체계 개선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본다.

보수 성향: 중국의 AI 굴기를 차단해야 한다는 안보·국익 우선 관점을 강조하며, 한국이 글로벌 기술 진영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

6월 초, 프랑스 파리에서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창립 100주년 총회가 열렸다. 111개의 회원국이 참석한 이번 회의의 화두는 창작자의 권리를 위협하는 글로벌 플랫폼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대에 어떻게 '창작물의 가치에 상응하는 공정한 보상'을 제도화할 것인가였다.

한국은 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창작자 권리 보호에 있어선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1777년 세계 최초의 저작권 보호 작가 단체(SACD)를 설립하고 1791년 최초의 저작권법을 만든 프랑스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선례를 보여준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영화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변화를 짚어보고자 한다.

1600만 관객과 고사 직전의 한국영화

지난 4월, 영화<왕과 사는 남자>가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른 바로 그 시점, '영화단체연대회의'라는 이름으로 모인 영화인들이 한국 영화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정부에 특단의 조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스크린 독과점 제한 제도 도입, 영화 투자 지원책 제시 그리고 6개월 홀드백(영화가 극장을 떠나 다른 플랫폼에 유통되기까지 유예기간을 두는 제도) 법안 철회 등을 핵심 요구 사항으로 제시했다. 나아가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극장 체인을 보유한 대기업이 제작과 배급까지 나서는 수직계열화가 한국 영화 위기의 근본 원인이라고도 했다. 홀드백 문제를 제외하면 이미 20여 년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그러나 시장(정확히 말하면 재벌)의 논리를 떠받들며 규제를 거부해 온 정부가 방치해온 문제다.

2년 만에 천만 영화가 재등장했고, 한국 드라마들은 넷플릭스에서 연일 승전고를 울리고 있는 마당에, 이들의 비관적 목소리는 매우 낯설게 들린다. 그러나 통계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위기의식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영화단체연대회의에 따르면 한국 영화계는 2025년 한 해, 1억 600만 명의 관객을 영화관으로 이끌었다. 이는 팬데믹 전 해인 2019년 대비 47%에 불과한 숫자다. 같은 기간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이 모두 70% 이상의 회복률을 보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상업영화 제작 편수 또한 팬데믹 이전(2017~2019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러한 통계들은 과연 한국 영화산업의 '회복'이 가능할지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팬데믹은 모두 함께 맞은 재앙이었으나, 이후 전개된 양상은 기존에 형성해 온 문화 생태계가 얼마나 단단한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멀티플렉스 출현 후, 한국 영화계는 3개 대기업이 투자와 배급, 상영의 질서를 입맛대로 요리하는 그들의 놀이터로 변해갔다. 인구 5천만의 나라에서 때때로 등장하던 1천만 영화는 사실상 이들이 점한 과도한 권력이 만든 기형적 현상이다.

<왕과 사는 남자>가 한 달 만에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면, 2024년 <범죄도시4>는 22일 만에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 당시 극장들은 82%에 달하는 스크린을 이 한 영화에 몰아줬다. 놀라운 것은 82%의 스크린 독점률에도 불구하고 실제 좌석 판매율은 30%대에 머물렀다는 사실이다.

멀티플렉스는 한 공간에서 관객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장점에서 탄생했다. 파리의 가장 큰 멀티플렉스 레알UGC에는 27개의 상영관이 있고, 동시간대 이 극장에는 27개의 영화가 상영된다. 이는 법적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영화계를 구성하는 민과 관이 공유하는 '다양성 극대화'라는 가치가 실현되는 방식이다.

연간 30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되는, 인구 6800만 명의 나라 프랑스에선 천만 영화가 드물게 나온다. 최근 3년 기준 흥행 1위를 기록한 <남다른 특별함(Un p'tit truc en plus)>은 개봉 15주 만에 천만 관객에 도달했다. 2위를 기록한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개봉 4개월 만에 9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관객이 많이 찾는 작품은 스크린을 독식하는 대신, 상영 기간을 늘려 다른 영화들을 짓밟지 않는 방식으로 흥행에 도달한다.

한국에서 멀티플렉스는 극장의 탐욕을 증폭하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일 년에 한두 번 등장하는 천만 영화는 같은 시기에 걸린 영화들을 압살하면서 탄생했고, 결과적으로 그것은 초대박과 쪽박으로 시장을 이분하는 희망 고문의 상징이 되었다. 소위 독립·다큐·예술 영화로 분류되는 작품들은 예술영화 전용관이라는 그들만의 마이너리그에 머물도록 분리되었고, 존중받지 못하는 관객의 취향은 점점 축소되어 갔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독과점은 건전한 시장 질서를 해치는 해악으로 간주되며, 규제의 대상이 되어왔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재벌들의 스크린 독과점에 대해선 지켜만 보는 모양새다.

한국, 이러다가 글로벌 플랫폼의 하청기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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