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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건너 제사 지내러 가던 길, 그날의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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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건너 제사 지내러 가던 길, 그날의 기억들
섬진강 상류 임실 운암면 학암리의 시루바위 아래는 옛날부터 이름난 낚시터였다. 지난 6월 중순, 수십 년 전 댐 건설 이전 자연스럽게 흐르던 강물의 초여름 풍경을 주민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기자는 강변 마을 학암리의 옛 이장이었던 이준환(81세)씨의 안내로 섬진강댐 수몰 지역의 여러 마을을 찾아 임도와 산길을 걸으며 역사문화 탐방을 하였다. 섬진강댐이 조성되기 이전 시기, 섬진강 상류인 이 지역 운암강은 강 건너 마을과 왕래가 어렵지 않은 가까운 거리였다. 학암리 마을 뒤 산쪽으로 애기업은재 옛길이 남아 있다. 이 고갯마루 날망(마루턱)에 지석묘로 마을 사람들이 알고 있는 큰 바위가 있다. 지면에 놓인 바위(가로 1.5m, 세로 2m) 위에 그보다 조금 작은 바위가 얹혀 있었다. 손완주(91세, 임실 운암면 학암리)씨에 의하면, 예전에 이 마을 학암리와 강 건너편 선거리 사람들이 이 지석묘 위에 얹힌 작은 바위를 자기 마을 방향으로 서로 돌려 놓기를 반복했다고. 작은 바위가 자기 마을 쪽을 향하면 재물이 모여들어 풍요로워진다고 믿었다고 한다. 학암리 동네 앞 도로는 원래 섬진강의 제방이었다. 이 제방을 따라 넓은 도로가 개설되고, 마을 앞에 삼거리 로터리가 들어섰다. 이웃 마을 선거리 강변 둔치에서 영화를 촬영하던 때인 2002년 무렵에 도로 개설되었다고 기억한다(관련 기사 : 말 달리고 산천 헤매고, 전설 같은 '촬영지' 이야기). 학암리 마을과 도로 사이의 넓은 섬진강댐 수몰 부지에는 나무와 풀이 무성한 초원이 되었다. 예전에는 논이었던 지역인데 홍수가 지면 이 초원은 옥정호 호수가 된다고 한다. 손완주씨가 마을 앞 낮은 초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전에 홍수 질 때 이 마을 들녘에도 강물이 넘쳐서 들어찼어. 그때는 댐이 먹보(멍청이보)여서 물 조절이 제대로 안 됐지. 아, 저 위에 신평면 가덕리까지도 강물이 넘쳤으니까. 이제는 댐에 여수로를 만들어서 괜찮다고 하데." 이준환씨는 학암리 마을 앞의 새로 낸 도로와 로터리 지역도 모두 하천 변 푸른 들녘의 논이었다고 했다. 홍수가 지면 논들은 모두 강물(옥정호)에 잠겼다. 2000년대 섬진강댐 정상화 사업 이전까지는 이곳 수몰 부지에 농사를 지었다. 학암리와 선거리 사이 섬진강에 선거교가 놓여 있다. 섬진강댐에서 이 선거교까지는 옥정호 감입곡류 호수 물길로 약 30km의 거리이다. 1965년 섬진강댐 완공으로 운암면 일대가 옥정호로 수몰된 이후, 학암리와 선거리를 오가던 옛 도로는 물에 잠기거나 하천 수위에 따라 통행이 빈번하게 차단되었다. 이준환씨에 의하면, 선거교가 놓이기 전에 섬진강 수위가 높아질 때 선거리 주민들이 운암면에 일을 보러 갈 때 뱃길이 아니면 멀리 돌아갔다고 한다. 선거리 마을에서 청웅면을 거쳐서 임실읍 관촌면 신평면 신덕면을 돌아서 운암면으로 갔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마주 보고 있는 선거리와 학암리였지만, 만수위의 강물은 두 마을을 서로 섬으로 만들었다. 지척의 학암리로 가기 위해 선거리 주민들은 면사무소로 갈 때와 마찬가지로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바로 앞의 이웃 마을이 면사무소 만큼 멀어졌던 시절이었다. 선거리에서 운암면 소재지인 상운암까지 직선거리로는 약 6km인데, 5개 면을 돌아서 가는 길은 수십 킬로미터의 길이었다. 선거교가 놓이고 학암리를 거쳐 죽치(대치)를 넘어가면 12km 길은 수십 년의 우회로를 다녔던 선거리 주민들에게 단절과 고립의 세월을 잊게 한 길이었다. 선거리 옛 선거초등학교 터에 태양광 발전 시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 지역에서는 옥정호 붕어섬 앞의 입석리 잿말에 자리한 운암국민학교로 다녔다. 운암강을 건너 학암리 시루바위 아래의 강변 길을 따라 지천리 간좌터 마을에서 옥녀동천을 건너면 입석리 잿말의 학교였다. 전체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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