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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대신 오감' 파블로 부자의 100% 수작업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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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대신 오감' 파블로 부자의 100% 수작업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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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세론(Serón) 마을의 수제 산양유 치즈 공방, '퀘세리아 세로네스 아르테사노(Quesería Seronés Artesano)' 공장 내부를 깊숙이 탐방하던 중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분이 있었다. 특유의 묵직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며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뒤섞여 묵묵히 치즈 커드(응고물)를 다루고 있는 잘생긴 스페인 치즈 할아버지였다.

발효 현장의 최전선에서 느껴지는 굳은살 박인 손과 형형한 눈빛에 매료되어 다가가 조심스레 인사를 건네자, 그는 환하게 웃으며 직접 무거운 치즈 제조통을 함께 들자고 제안할 정도로 소탈하고 친절했다.

명함을 교환하고 나서야 통역의 귀띔으로, 이분이 바로 나를 안내해 준 파블로(Pablo) 부장의 아버지이자 제조 공정을 현장에서 총괄하며 회사의 맛과 품질을 책임지는 마스터 치즈 메이커, 주안 엔리케 레베르테(Juan Enrique Reverte) 공동대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부자가 함께 땀 흘리며 치즈에 혼을 불어넣는 모습은 한 편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그 자체였다.

그의 굳은 지휘 아래 이루어지는 발효 공정은 치밀한 미생물학적 과학이자 기나긴 인내의 예술이다. 대량생산 공정이 효율과 균질성을 중시한다면, 이들은 철저한 수작업의 감각을 중시한다. 인근 목장에서 온 신선한 원유가 탱크로 모이면 발효균과 함께 산양유를 응고시키는 효소인 렌넷(Rennet)을 투입한다. 산양유 단백질이 응집하며 마치 두부처럼 몽글몽글한 커드로 변하면, 이를 뜰채로 건져 몰드(틀)에 채워 넣고 압착기로 눌러 내부의 유청(Whey)을 빼낸다.

파블로 부장 설명에 따르면, 형태를 갖춘 치즈는 미생물의 초기 활동을 제어하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차가운 소금물에서 염장 공정을 거친다. 장인들은 매일 눈과 손으로 치즈의 미세한 질감과 표면 상태를 살피고 뒤집어가며, 인간의 감각과 경험으로 숙성의 궤도를 묵묵히 잡아나간다.

호흡하는 치즈: 지하 동굴이 빚어낸 '느린 시간'과 초대형 치즈 '엘 케세론'

초기 공정이 끝난 치즈는 약 45일간 단기 숙성하는 '세미쿠라도(Semicurado)'를 비롯해 더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하는 '큐라도(Curado)' 제품으로 나뉜다. 일부 장기 숙성 치즈는 온도와 습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숙성 공간으로 옮겨져 천천히 시간을 견딘다.

이 대목에서 대도시 대량생산 공장과 세론 지역 전통 발효의 철학적 차이가 드러난다. 대량생산 공정이 실패를 줄이고 맛을 통일하기 위해 표준화된 균주와 기계식 공조를 활용한다면, 세론의 장인 공방은 원유와 환경, 장인의 감각이 만들어내는 미세한 차이를 존중한다.

동굴과 산악 숙성 공간은 단순한 보관 창고가 아니라, 온도와 습도, 공기 흐름이 치즈의 표면과 내부 에 영향을 주는 하나의 숙성 생태계다. 두터운 암석이 만들어내는 천연 단열 효과 속에서 치즈는 천천히 호흡하며 흙 내음과 깊은 감칠맛(Umami)을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동굴 자연 숙성의 상징은 20개월 안팎 장기 숙성시킨 이베리아반도 최대급 초대형 산양유 치즈 '엘 케세론(El Queserón)'에서 절정에 달한다. 무게는 약 92kg, 가로 70cm 세로 50cm의 특제 스테인리스 틀을 사용하며, 약 1000리터에 이르는 산양유가 들어간다. 이토록 거대한 치즈는 내부 숙성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일이 쉽지 않다.

주안 엔리케 대표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동굴의 안정적인 기후와 '느린 시간', 반복적인 관리의 힘을 빌려 이 치즈가 안쪽까지 균형 있게 숙성되도록 이끌어냈다. 이는 첨단 기계식 공조 장치만으로는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장인의 뚝심과 대자연이 합작해 낸 미식의 결과물이었다.

화학 첨가물 대신 자연을 입히다: 독창적인 표면 관리와 천연 커버링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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