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빛부터 달라졌다, 외국 학생들 질문 쏟아진 의외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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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태국에 있는 한 국제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동료 교사와 함께 6박 7일간의 한국 문화 체험 여행을 인솔했다. 매년 학교에서 진행하는 '디스커버리 위크(Discovery Week)'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한국인인 나에게도 한국으로 가는 이 여행은 언제나 설렘과 긴장의 연속이다. 학생들은 생애 처음 한국을 맛보고 나는 그들의 맑은 눈을 통해 익숙했던 모국을 새롭게 발견하기 때문이다.
말은 '여행'이지만 인솔 교사의 역할은 낭만과는 거리가 먼 치열한 '작전 수행'에 가깝다. 몇 개월 전부터 비자는 전원 이상 없이 승인되었는지 체크하고, 안전에 관한 서류와 수많은 행정 절차를 마치고 나서야 비로소 여행이 시작된다.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아이들과 마주하는 순간, 내 정체성은 순식간에 교사, 보호자, 간호사, 여행 가이드로 변신한다. 여행 내내 내 입에 달린 말은 딱 하나였다.
"원, 투, 쓰리, 포, 파이브, 식스... 오케이, 다 왔나요?"
한복을 입고 만난 살아 있는 역사
이번 여행에서 학생들이 가장 기대했던 일정은 단연 '경복궁 한복 체험'이었다. 전 세계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한복 대여점에서 학생들은 눈을 빛냈다. 매일 똑같은 교복만 입던 학생들이 우아한 한국 여인들로 변신해 거울 앞에서 하트를 날리는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조선의 공주가 된 아이들과 함께 근정전 안마당으로 들어서자, 질문 폭탄이 쏟아졌다.
"선생님, 조선의 왕은 진짜 이 넓은 데서 혼자 살았어요?"
"도시 한복판에 고궁이 있다는 것이 신기해요."
태국의 화려한 황금빛 왕궁 문화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단청의 은은한 색감과 자연과의 조화가 돋보이는 경복궁은 또 다른 호기심의 세계였다. 단순히 '사진 찍기용 이벤트'를 넘어, 아이들은 갓을 쓰고, 한복 옷자락을 휘날리며 한국의 역사 속을 직접 걸어보고 있었다. 익숙했던 내 조국 대한민국이 학생들의 시선을 통해 신선하게 다가왔다.
역사 산책 뒤 이어진 곳은 인사동 골목의 한 고깃집.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한국식 바비큐' 시간이다. 빨갛게 달아오른 숯불 위에서 두툼한 삼겹살이 "치이익" 소리를 내며 익어가자 학생들의 시선이 불판에 고정됐다.
"선생님, 한국은 왜 이렇게 반찬을 많이 줘요?"
"나무 젓가락 있을까요?"
노릇하게 구워진 고기에 쌈장과 마늘을 올리고 상추에 싸 먹는 방법을 보여주자 학생들은 서툰 손놀림으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매운맛에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도 "베리 굿!"을 외치는 모습에 식당 안이 웃음으로 가득 찼다. 며칠 뒤 찾은 익선동에서는 또 다른 한국의 맛을 만났다. 한옥 골목 사이에 자리한 식당에서 불고기와 비빔밥, 떡볶이를 맛보던 한 학생이 말했다.
"한국 음식은 달고, 짜고, 매운맛이 한꺼번에 있어요. 그런데 같이 먹으니까 더 맛있어요."
그 말이 기억에 남았다.한국의 밥상은 음식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다. 혼자 먹는 식사보다 함께 먹는 식사가 더 익숙한 문화다. 해외에서 오래 살다 보니 오히려 당연하게 여겼던 한국의 식문화가 새롭게 보였다. 학생들은 한국 음식을 통해 맛뿐 아니라 '함께 나누는 문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K푸드의 진짜 매력은 화려한 음식 자체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음식을 통해 나누는 정에 있는 것이다.
택견에서 발견한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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