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하나 때문에...입장 바꾼 진실화해위, 동조한 서울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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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동 위원장 시절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내린 진실규명신청 각하결정을 지지하는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의 2심 판결이 지난 18일 있었다. 군법회의 판결문이 뒤늦게 발견됐다는 이유로 한국전쟁 학살 피해자 유족의 진실규명 신청자격을 박탈한 진실화해위원회의 각하결정이 적법하다고 인정하는 판결이었다.
1심 재판부인 서울행정법원 제8부는 판결 이유가 기재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군법회의 판결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실화해위원회의 각하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의 이번 항소심 판결은 그 같은 1심 판단을 뒤집는 것이다.
국가폭력 및 인권침해 왜곡
2022년 12월 9일에 취임한 김광동 위원장은 12·3내란 직후에 2년 임기를 마쳤다. 그가 재임한 시기에 대한민국에서는 헌정질서의 내란뿐 아니라 진실규명과 관련된 '내란'도 있었다. 국가가 진실화해위원회를 앞세워 국가폭력 및 인권침해를 왜곡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졌다.
그 시기의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당시 전남 진도 및 경북 영천에서 피해를 입은 민간인 희생자 일부가 적군 부역자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진실규명을 보류했다. 그러나 확실한 근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경찰 사찰 자료가 근거로 활용됐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진실규명이 이미 끝난 사안에 대해서도 뒤집기 시도가 있었다. 전남 함평 민간인 학살 사건의 일부 희생자에 대한 재조사 지시도 그 일례다.
또 김광동 위원장의 임기 만료 직전에는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 국가폭력 피해자로 이미 인정된 백락정에 대한 진실규명이 취소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있었다. 쿠데타적인 이 사건이 벌어진 날은 윤석열의 내란 디데이인 2024년 12월 3일이다. 이때의 취소 결정을 지지하는 것이 서울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이다.
국가폭력 진실규명에 대한 김광동 위원장의 각종 뒤집기 시도는 우리 사회의 가치체계를 교란하고 어지럽히는 일이었다. 그런 점에서 쿠데타이고 내란이었다. 백락정에 대한 진실규명 취소는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안이다.
진실화해위원회는 2023년 11월 28일 백락정을 비롯한 충남 금산·논산·부여·서천 학살 피해자 22명에 관한 진실규명결정을 내렸다. 이 위원회의 <2023년 하반기 조사보고서> 제8권은 "22명이 국민보도연맹원 또는 좌익에 협조할 수 있거나 과거 좌익단체 가입 및 활동 경력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각 지역 경찰에게 연행 및 소집되어 예비검속된 뒤 부여군 백마강 구드레 나루터, 대전 산내 골령골, 금산군 부리면 현내리 윽박골 등에서 군경에 의해 집단 희생"됐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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