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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사회복지사, 퇴근 후에는 시인... 14행에 녹여낸 삶의 비밀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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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사회복지사, 퇴근 후에는 시인... 14행에 녹여낸 삶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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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한 손에 오물이 묻어 있다고 해서, 다른 한 손에 희망하는 소원의 가치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시인이 있다. <한 손엔 똥을, 한 손엔 소원을>의 작가 다이앤 수스. 그녀는 미국 인디애나주 육체노동자가 많은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녀가 7살 무렵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삼남매를 홀로 키웠다. 남동생은 그녀가 성인이 될 무렵에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삶의 어둠을 일찍부터 경험한 환경 속에서도 대학을 진학, 미술을 전공했다. 그녀는 예술이 돈이 되지 않자 생계를 위해 심리상담 자격증을 취득한 후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틈틈이 소네트를 쓰기 시작한다.

빈곤층, 소외계층, 그리고 중독자들을 상담하고 치유하는 일을 하며 대다수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의 어두운 세계를 삶의 전선을 이루며 사는 그녀의 꿈과 희망은 어떤 세계였을까. 그녀의 시에는 세련되게 꾸며진 단어나 철학적이거나 추상적인 용어가 많지 않다. 대신 낡은 트레일러 하우스, 알콜 중독자, 하루살이 노동자의 거친 세계를 라벨의 클래식 음악이나 버지니아 울프 같은 담담한 문장들로 통과시켜 자기 눈동자로 천천히 옮겨 온다. 그리고 전통 소네트식 운율을 사용하여 사람과 삶의 운명적 선율을 만든다.

그렇게 만들어진 소네트로 다이앤 수스는 2022년 시집< 프랭크 소네트 frank: sonnets>를 출간하여 미국 문학계 최고 권위인 퓰리처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동시에 석권한다. 국내에서는 황유연 시인에 의해 번역, 출간되었다. 다이앤 수스가 살아온 60년의 세월을 시로 받아 적은 '날것의 자서전'과 같은 소네트에는 70~80년대 뉴욕이라는 대도시에서의 방황, 끊임없는 가족 문제와 빈곤과 실패한 사랑의 궤적이 담겨 있다. 전통적인 소네트가 사랑을 주제로 하거나 고난을 극복한 성공 서사를 향해서 나아간다면, 그녀의 소네트는 실패와 후회, 가난의 기억 속으로 좀 더 깊이 침전한다.

소네트(Sonnet)란 원래 14행으로 이루어진 가장 엄격하며 아름다운 시 형식이다. 소네트라는 고전적 양식에 작가는 낙태, 가난, 마약 중독, 보잘것없는 육체와 가난 속 일상 같이 아름답지 않은 소재들을 담는다. 혼돈과 수사와 아름다움을 거친 시어들을 통해 가난 속에서도 살아가는 법이 있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제한된 14행이라는 결핍의 형식. 삶의 부재와 결핍은 지독한 내면 소통(파기)을 거쳐 마침내 우물 속에서 물이 샘솟듯 올라와 결국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문 앞에 서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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