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농촌 붕괴"…홈플러스 농산물 납품업체들의 '절규'
홈플러스 기업회생 절차 장기화로 농식품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들의 피해가 농가와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경고가 국회에서 나왔다.
피해 당사자들은 정부가 단순한 금융지원을 넘어 납품대금 보호와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 국회에서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공동 주최한 '홈플러스 파산 위기 속 농식품 납품업체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의 시급한 선결 과제와 재발 방지 대책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가장 절박한 목소리는 실제 피해를 겪고 있는 협력업체에서 나왔다.
이운식 해도지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납품하고 난 뒤 받지 못한 돈은 단순한 회사의 미수금이 아니다"며 "이미 농민들에게 지급한 수매대금과 선별비, 물류비, 직원 임금이 모두 포함된 자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농식품 협력업체는 농가에서 농산물을 먼저 수매한 뒤 선별과 포장, 물류를 거쳐 소비자에게 공급한다"며 "납품대금이 막히면 가장 먼저 농가의 수확대금 지급이 어려워지고 직원 임금과 운영자금도 함께 멈춘다. 결국 피해는 농촌 전체로 번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검토 중인 저리 금융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받아야 할 정당한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대출을 받는 것은 지원이 아니라 또 다른 빚"이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해 홈플러스가 정상적으로 회생하고 납품대금이 지급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이라고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피해가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어 "홈플러스와 수년간 거래하면서 단 한 번도 결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기존 지급 시스템을 믿고 농가에 먼저 수매대금을 지급해 왔다"며 "기업은 회생할 수 있지만 농민의 한 해 농사는 다시 되돌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운식 대표는 재발 방지를 위해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납품대금 분리보관(에스크로) 의무화 △채무자회생법상 농식품 납품대금 우선변제권 강화 △대형 유통업체 지급보증 의무화 △농협·수협 공제체계를 활용한 협력업체 미수금 공제제도 신설 등을 촉구했다.
농가가 버티려면 시간보다 '자금'이 먼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뒤따른다.
토론자로 참석한 하석건 ㈜한서아그리코 대표이사는 홈플러스 사태를 개별 기업 문제가 아니라 국가 식량공급망의 안정성과 직결된 사안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대표는 "회생절차에서 최종 변제율을 기다리다가는 농업법인과 출하농가가 먼저 무너질 수 있다"며 "가장 시급한 과제는 피해 업체들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정부가 회생절차에서 확인된 미수채권을 기반으로 농업법인에 긴급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미수채권의 70~80% 수준을 긴급 운영자금으로 우선 지원 △회생절차에서 변제가 이뤄질 경우 대출금과 상계 △미회수 채권은 보증기금을 통한 대위변제 또는 장기 저리 상환 검토 △일정 기간 원금 상환 유예와 정부의 이자 지원 등이다.
하 대표는 "농산물은 국민 식량안보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담당하는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농업법인과 출하농가가 연쇄적으로 피해를 입는 이번 사태는 일반 상거래와 달리 정부가 긴급 지원에 나설 정책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역설했다.
또한 "이번 사태는 농산물 납품기업의 회생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 농산물 거래제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농산물 거래를 일반 상거래와 구별해 지급기한과 공정계약, 가격협상 방식, 위반 시 제재 등을 담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홈플러스 사태가 단순한 유통기업의 경영 위기를 넘어 농민과 농업법인, 지역경제, 국가 먹거리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지원과 제도 개선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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