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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정신병원 보호실 55% 창문 없어…치료 아닌 '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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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태성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정신질환자를 열악한 시설에 수용할 경우 치료가 감금으로 변질돼 인간의 존엄성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정신의료기관 시설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제도 정비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

1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앞서 진정·직권·방문조사 과정에서 일부 정신의료기관의 낙후된 병동 환경을 확인하고 현황 파악과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2025년 '정신의료기관의 인권친화적 치료 시설·환경 구현을 위한 모델 개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실태조사팀은 전국 111개 정신의료기관 도면(전수 대비 28%)을 각 보건소를 통해 확보하고, 17개 국내 병원과 10개 해외 병원을 방문했다.

실태조사 결과 정신과 병동의 83.6%는 자연채광과 환기가 어려운 중복도형(중앙에 복도를 주고 양쪽에 병실을 배치한 형태) 구조였고, 5~6인 이상 다인실 비중은 60%에 달했다.

보호실의 경우 평균 면적이 종합병원 12.27㎡, 정신병원 7.61㎡, 정신과 의원 4.66㎡로 편차가 컸다. 또한 절반 이상의 보호실(55.4%)은 창문이 없었다.

인권위는 이 같은 열악한 환경이 제도적 기준의 미비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정신의료기관의 시설·설비 기준을 규정한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에는 입원실 면적 기준과 병상 간 거리, 보호실 개수 등 숫자만 명시돼 실질적인 환경 개선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또한 정부가 올해 3월 발표한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2026~2030)'에 정신의료기관 전반의 환경 개선 계획이 포함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서의 정신질환자 수용이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우리 정부가 가입·비준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과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하거나 비인도적 또는 굴욕적인 대우와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에서 금지하는 비인도적·굴욕적 처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지난 8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정신질환자가 안전하고 쾌적한 병동환경에서 치료 받고 조속히 지역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시설 환경 개선을 위한 법령 및 제도 정비 등을 권고했다.

권고 내용은 구체적으로 ▲전국 정신의료기관 전수조사 및 국가 차원 개선 로드맵 수립 ▲정신건강복지법 시행규칙에 시설 기준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기관 인증·평가에 반영 ▲전문가와 정신질환자 등이 참여하는 자문기구 설치 및 정신병동 모델 개발 등이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를 계기로 정신의료기관의 시설환경이 회복과 인권 중심으로 개선돼 정신질환자들이 더 안전하고 존엄한 의료환경에서 정신보건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과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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