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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 헌혈증 200장 기부…1000회 목표로 전진

국제신문(부산) - 전체기사

병원 응급실에서는 오늘도 누군가의 생명이 이름 모를 사람의 헌혈을 기다린다.

혈액은 돈으로 만들 수 없고, 헌혈증 한 장은 때로 한 사람의 삶을 이어주는 희망이 된다.

이정훈 씨는 그 희망을 수십 년 동안 묵묵히 이어온 사람이다.

그는 몇 해 전, 지인의 두 살배기 아들이 급성 패혈증으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헌혈증이 절실했다.

그는 오랫동안 한 장 한 장 모아온 헌혈증 80장과 치료에 보태라며 병원비까지 함께 건넸다.

아무런 조건도,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

아이는 무사히 수술을 마쳤고 지금은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뒤늦게 전해 들은 아이의 근황은 그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 됐다.

그는 ”헌혈증 한 장이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그가 기증한 헌혈증은 200장을 넘는다.

숫자로는 몇 장의 종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삶을 이어준 희망이었다.

그의 나눔은 헌혈에만 머물지 않는다.

2026년 6월 기준 ‘1365 자원봉사포털’에 봉사활동 654회, 누적 2944시간이 기록되어 있다.

대학 시절에는 학생들과 봉사동아리를 만들어 회장을 맡았다.

꾸준한 활동으로 ‘세계 자원봉사자의 날’ 대학동아리 봉사상(부산시장 표창)을 받았고 학교에서는 최우수 동아리로 선정됐다.

특히 직접 기획한 헌혈 캠페인은 많은 시민의 참여를 끌어냈다.

이렇게 모인 헌혈증 100장은 백혈병을 앓던 초등학생에게 전달됐다.

2021년에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대구경북지회를 찾아 헌혈증 100장과 후원금을 기부했다.

이듬해 겨울에는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해 마스크 200장을 전달했고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매월 정기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일회성 선행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나눔을 선택한 것이다.

이 같은 공로는 사회도 인정했다.

그는 세계 헌혈자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 장관상, 부산시장상, 대한적십자사 회장상을 받았다.

또 법무부 보호관찰위원으로 활동하며 보호관찰 청소년의 상담과 선도에도 힘쓰고 있으며, 이 공로로 보호관찰소장상도 수상했다.

2025년에는 사회공헌 숨은 영웅으로 선정돼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성화봉송 주자로 참여해 또 다른 희망의 불꽃을 밝혔다.그는 자신의 선행이 자칫 자랑처럼 비칠까 인터뷰를 여러 차례 망설였다고 했다.

그러나 헌혈 문화가 확산되는 데 작은 계기라도 된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기꺼이 내놓겠다고 마음을 바꿨다.

헌혈 가능 연령이 더 늘어나면 1000회 헌혈까지 이어가고 싶다는 목표를 향해 그는 오늘도 나눔을 멈추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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