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한 택시기사 살해 '시신 유기' 20대 가장…"스트레스 때문"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치밀한 도주 행각을 벌인 범인을 추적한 형사들의 수사기가 공개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연출 이지선) 16회에는 경기남부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 윤중석 경감과 이영동 전 형사가 출연해 직접 해결한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이날 소개된 사건은 범인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며 계획적으로 이뤄진 범행의 전모를 밝혀낸 수사기다.
사건은 타 지역 경찰서로부터 "관내에서 해당 지역의 택시가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택시는 앞범퍼만 일부 파손돼 큰 사고로 보이지 않았지만, 운전석부터 뒷좌석, 트렁크까지 혈흔이 가득했다. 당시 택시기사는 이미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으며, 범인은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블랙박스까지 가져가고 자신의 지문 흔적까지 닦아낸 것으로 보였다.
형사들은 택시의 운행기록과 GPS를 분석해 피해자가 아내와 마지막 통화를 한 뒤 약 3시간40분 동안 여러 곳을 이동한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택시가 다섯 차례 정차한 장소를 중심으로 CCTV를 추적했고, 빨간색 등산복 차림의 남성이 택시에 탑승한 뒤 한 장소에서 내려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담배를 구입해 피운 뒤 다시 탑승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택시의 이동 경로를 따라가던 형사들은 한 대학교 인근 화단에서 다량의 혈흔을 발견하고 이곳을 범행 장소로 특정했다. 이어 또 다른 정차 지점인 국도변을 수색하던 중 가드레일 너머 비탈길 아래에서 택시기사의 시신을 발견했다. 피해자는 목과 상반신을 흉기에 11차례나 찔린 상태였다.
이후 형사들은 범인이 택시를 유기하기 직전 들른 장소에서 옷을 갈아입은 정황을 확인하고 행적을 역추적했다. 그 결과 범인이 골목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과, 그에 앞서 차량 한 대가 해당 골목으로 진입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차량 명의를 조사한 결과 용의자는 당시 28살이었던 차주의 사위 최 씨(가명)로 밝혀졌다. 농기계 수리점을 운영하며 자녀를 둔 가장이었던 그는 범행 후 검은색 옷으로 갈아입었고, 트럭을 몰고 시신 유기 현장을 다시 찾은 사실도 드러났다.
최 씨는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게를 하면서 빚이 7000만 원까지 늘어났고, 마음대로 몰고 다닐 차량을 빼앗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는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현금 10만 원 등을 빼앗았다. 최 씨는 범행 직전 술을 마셨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또 가족 중 신병을 앓는 사람이 있으니 자신에게도 정신질환이 있을 거라고 했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은 기록은 전혀 없었다. 최 씨는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