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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레이스에 담긴 그리움, 오를라야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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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한 이웃집 화단에 하얀 레이스를 펼쳐놓은 듯 화사한 꽃이 피었다. 깃털처럼 잘게 갈라진 연록색 잎사귀는 영락없는 미나리나 당근의 모양새인데, 그 위로 몽실몽실 피어난 하얀 꽃송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꽃들이 우산 모양으로 모여 피는 미나리과 특유의 '산형(傘形)꽃차례'가 근사한 멋을 자랑한다.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잎사귀가 미나리를 꼭 닮았는데, 꽃은 참 이국적이고 예쁘네요."
마침 마당 풀을 뽑던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슬쩍 말을 건네자, 아주머니는 손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맞아요. 오를라야라고 불러요. 작물이 아니고 순전히 꽃을 보려고 심는 아이랍니다."
아주머니는 오를라야가 겉보기엔 가냘파 보여도 척박한 땅에서 곧잘 자랄 만큼 생명력이 강하다고 귀띔해 준다. 물이 잘 빠지는 햇살 바른 곳에 한 번 심어두면, 꽃이 지고 난 뒤 떨어진 씨앗들이 이듬해 봄에 스스로 싹을 틔우는 '자연 발아'가 무척 잘 되어 키우기도 수월하단다.
하얀 꽃잎 위로 번져온 가슴 아픈 참사의 기억
한참을 들여다보며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아주머니가 꽃대 하나를 가만히 어루만지며 낮고 아련한 목소리로 사연을 꺼내놓았다.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기억하시죠?"
"그럼요. 짙은 안개 속에서 벌어져 전 국민이 애통해하고 슬퍼했던 가슴 아픈 일이었지요. 그런데 이 오를라야가 그 사고와 무슨 연관이 있나요?"
질문을 던지는 내 시선에 아주머니의 촉촉해진 눈망울이 부딪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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