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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알아서 신청하세요"... 제도는 있지만 쓸 수 없는 모성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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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전후휴가는 알아서 신청하고 가세요."

임신 8개월의 한 노동자가 회사에서 들은 말이다. 법으로 보장된 권리였지만 회사는 어떤 안내도 하지 않았다. 급여는 어떻게 지급되는지, 절차는 무엇인지 설명조차 없었다. 결국 그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정보를 찾다가 평등의전화 상담실로 전화를 걸었다.

상담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반복된다. 모·부성권 제도는 존재하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스스로 찾아서 써야 하는 권리'로 남아 있다.

늘어난 제도, 커지는 혼란

최근 몇 년 사이 모·부성권 제도는 빠르게 확대됐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육아휴직 확대, '6+6 부모육아휴직제'까지 제도만 놓고 보면 분명 진전이 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다르다. 정책이 바뀔수록 상담은 오히려 늘어난다.

"저도 이번 제도 대상인가요?"

"육아휴직 급여는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복직 후에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나요?"

문제는 이런 질문에 대해 즉각적이고 명확한 답을 듣기 어렵다는 점이다. 제도를 집행하는 기관조차 변경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경우가 있고, 그 혼란은 노동자들에게 그대로 전가된다.

제도는 확대됐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반복된다.

임신과 출산은 여전히 불이익의 시작이 된다

법은 노동자의 임신과 출산 시기를 보장하며 고용의 단절 없이 일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지만, 현실은 다르다.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했지만 "업무 공백이 생긴다"는 이유로 거부당하거나, 출산을 앞두고 퇴사를 압박받는 사례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출산휴가는 알아서 쓰라"는 말에는 회사의 무관심과 책임 회피가 담겨 있다. 권리는 존재하지만, 사용 과정은 온전히 노동자 개인의 몫이 되는 것이다.

특히 계약직·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더 취약하다. 임신 사실이 알려진 뒤 계약 연장이 되지 않거나, 사실상 퇴사를 강요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현장에서 모·부성권은 법적 권리라기보다 '회사 눈치를 보며 협의해야 하는 문제'처럼 취급되고 있다.

육아휴직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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