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감자 캐는 날, 교과서 밖 '호미질'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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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인 지난 21일 아침, 충남 부여군 세도면에 있는 주말 농장에 가서 호미로 하지 감자를 캤습니다. 올해는 씨감자를 사지 않고 지난해에 수확해 먹고 남은 싹 난 감자를 심은 탓인지 소출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직접 심고, 가꾸고, 거둔 농작물이라 그런지 애정 만큼은 변치 않았습니다.
토양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아 여기저기 굼벵이가 야금야금 파먹은 흔적이 보였고, 대체로 알맹이가 크지 않아서 감자 농사지었다고 어디 내보이기에도 민망했습니다. 그래도 감자를 캐는 일은 그 어떤 과업보다도 즐겁고 가슴 벅찬, 스스로 애썼다고 위로를 건네는 소중한 노동이었습니다.
더운 여름날 감자를 캐는 작업은 고되고 힘이 듭니다. 두어 시간 호미질하다 보면 땀이 비 오듯 흐르고, 연거푸 물을 들이켜도 금세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요.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텃밭 노동이 도회지 삶에 지친 영혼에 위로를 건네준다고나 할까요. 경험해 본 사람만 압니다.
3년 전 하짓날, 텃밭에서 캔 하지 감자를 한 냄비 삶아 교실에 가져갔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반 아이들 스물두 명이 입으로 호호 불어가며 시끌벅적 맛있게 먹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고 예뻤는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죠.
"감자합니당~"
저는 이 때다 싶어 3분 동안 감자에 관한 즉석 강의를 했지요.
노동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대학 시절에 읽었던 <독일 이데올로기>라는 책에는 아래와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제가 교단에 서기로 결심한 계기를 안겨준 문장입니다. 당시 저는 어느 분야에서도 한 우물을 팔 자신이 없었는데, 저마다 '우물'을 파게 될 아이들에게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는 잘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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