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전쟁 이야기는 무엇을 감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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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구경하러 간 사람들
미국 남북전쟁이 시작될 무렵, 워싱턴의 시민들 가운데 일부는 전투를 구경하러 나갔다고 합니다. 곧 끝날 싸움, 눈앞에서 벌어지는 역사적 장면, 어쩌면 구경할 만한 장관이라고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쟁은 구경거리가 아니었습니다. 포성과 총성, 비명과 죽음이 뒤섞인 전투는 그들이 기대한 멋진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짧게 끝날 것 같던 전쟁은 4년 동안 이어졌고, 60만 명이 넘는 사람이 희생되었습니다.
전쟁은 멀리서 보면 장관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면 그것은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 사건입니다. 그런데도 오래전부터 많은 사회는 전쟁을, 그리고 군인을 멋진 존재로 포장해 왔습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사력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용감한 병사들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제복을 입은 병사들이 줄지어 행군하는 모습, 깃발, 군악대, 훈장, 전차와 전투기, 반짝이는 총기와 군복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사람은 옳은 것만 따르지 않습니다. 멋진 것에도 마음을 빼앗깁니다. 전쟁은 "나라를 지킨다", "정의를 위해 싸운다", "사람들을 구한다"는 말로 다가오지만, 그 말 속에도 멋짐은 들어 있습니다.
그 멋짐에 이끌리는 마음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 있습니다. 세련된 정장을 입은 신사 에이전트가 활약하는 <킹스맨> 시리즈입니다. 그중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는 제1차 세계대전 시대를 무대로, 킹스맨이 처음 탄생하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이야기는 한 젊은이로부터 시작됩니다. 귀족의 자제인 콘래드는 아버지의 반대에도 전쟁터로 나가려 합니다. 그는 전쟁을 '정의를 지키는 싸움'이라 생각했고, 결국 신분을 숨긴 채 다른 이름으로 전장에 나갑니다. 하지만 실제 전쟁터는 그가 상상한 것과 달랐습니다. 그곳에는 참호와 포격, 혼란과 오인, 죽음만이 있었습니다. 전쟁은 그의 마음을 망가뜨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결국 스파이로 오인되어 아군에게 사살되고 맙니다. 전쟁은 청년의 용기를 알아보지 않습니다. 전쟁은 그가 품었던 정의로운 마음조차 쉽게 짓밟습니다.
허구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J. R. R. 톨킨은 젊은 시절 친구들과 문학과 언어와 예술을 이야기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제1차 세계 대전의 참호 속에서 그는 병에 걸려 죽을 뻔 했고, 친구들 가운데 일부는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 전쟁은 선의 승리로 끝나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프로도는 온전히 회복되지 못합니다. 전쟁은 승리나 패배로 끝나지 않습니다. 전쟁의 상처는 그것을 통과한 사람의 마음속에 계속 남습니다.
'강한 전사' 람보가 가린 것들
전쟁을 멋지게 묘사한 많은 이야기는 이런 상처를 가리곤 합니다. 하지만, 전쟁의 상처를 정직하게 담으려 한 작품조차 다르게 소비될 수 있습니다. 영화 <람보: 퍼스트 블러드>의 주인공은 베트남전에서 상처 입고 돌아온 군인입니다. 그는 전쟁에서 살아 돌아왔지만, 사회로 돌아오지 못하고, 여전히 전쟁 속에 갇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대중문화 속에서 기억하는 람보는 조금 다릅니다. 포스터 속의 람보는 머리띠를 두르고 거대한 총을 든 강인한 전사로 보입니다. 후속작과 게임으로 갈수록 이 이미지는 더 강해졌습니다.
<플래툰> 역시 베트남전의 광기와 도덕적 붕괴를 보여주지만, 강렬한 이미지 하나만 따로 소비되면 전쟁의 지옥보다 장렬한 전사의 비장함이 앞설 수 있습니다. 반전 콘텐츠조차 이미지로 소비되는 순간, 전쟁의 비극은 다시 멋진 장면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멋진 이미지는 무엇을 가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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