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글 스코어까지... 23위에 발목 잡힌 1위 사발렌카
2세트도 사발렌카가 무난하게 이기고 4강에 오르는 줄 알았다. 게임 스코어 5-3으로 앞서고 있었으니 더 볼 것도 없어 보였지만 다이아나 슈나이더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달라붙어 무려 10게임 연속 위닝샷을 날린 것이다. 마지막 3세트는 6-0이라는 베이글 스코어로 찍혀나왔으니 이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러시아에서 온 다이아나 슈나이더(23위)가 한국 시각으로 3일(수) 오후 8시 30분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필립 샤틀리에 코트에서 벌어진 2026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여자단식 8강에서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상대로 2시간 12분 만에 2-1(3-6, 7-5, 6-0)로 대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올라 그랜드 슬램 역사의 새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금까지 완성된 2026 롤랑 가로스 여자단식 4강 대진표는 물론 남자단식 4강 대진표에도 그랜드 슬램 우승 경력자가 1명도 없다.
1위 사발렌카의 방심... 2세트 4-1, 5-3 게임 스코어가 5-7로 뒤집히다
이번 8강 게임이 모두 끝난 뒤 인터뷰 자리에서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는 평소보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온 코트 환경을 탓하기도 했지만 누가 봐도 2세트 마무리 기회가 찾아왔을 때부터 상대를 가볍게 보고 방심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아리나 사발렌카는 1세트를 6-3으로 가볍게 따냈다. 네 번째 게임에서 백핸드 크로스 위너로 브레이크 포인트(3-1)를 가져온 것, 여섯 번째 게임 네트 앞 백핸드 크로스 앵글 발리 위너로 연속 브레이크 포인트를 만들어 5-1까지 달아난 장면들이 사발렌카의 이 대회 첫 우승 기대감을 높이는 것처럼 보였다.
사발렌카의 두 번째 세트도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두 번째 게임 슈나이더의 서브 게임 상황에서 완벽한 백핸드 다운 더 라인 위너로 얼리 브레이크에 성공하여 2-0으로 여유있게 앞서간 것이다. 다섯 번째 게임도 포핸드 크로스 위너 위력을 뽐내며 러브 게임을 찍어내 4-1로 달아났다.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사발렌카가 두 게임을 더 따내며 4강 대진표를 완성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여섯 번째 게임에서 사발렌카는 더블 폴트로 자기 서브 게임을 내주고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사발렌카는 열 번째 게임에서 서빙 포 더 매치 기회를 잡았다. 자기 서브 게임만 지킬 수 있다면 세트 스코어 2-0 스트레이트로 4강에 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슈나이더의 기막힌 포핸드 다운 더 라인 위너 브레이크 포인트가 멋지게 들어가면서 5-5가 되었다.
슈나이더는 내친김에 열 두 번째 게임에서 또 하나의 브레이크 포인트를 가져와 2세트를 7-5로 역전시켰다. 사발렌카의 세컨드 서브를 노렸다가 베이스라인 바로 앞에 떨어뜨리는 리턴 위력을 선보인 것이다. 사발렌카의 스트로크는 네트를 넘어가지 못했다.
이어진 3세트는 모든 순간이 더 놀라웠다. 두 번째 게임에서 얼리 브레이크 포인트를 따낸 슈나이더의 포핸드 위너는 사발렌카의 발걸음을 묶어놓은 듯 완벽하게 뻗어나갔다. 뒤집힌 게임 스코어 앞에 화를 주체하지 못한 사발렌카는 네트에 걸리는 공을 쳐다보며 매치 포인트이자 근래에 보기 드문 파이널 세트 베이글 스코어(6-0)를 받아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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