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생모... 오물 속에 남겨진 갓난아이는 이렇게 됐다

지방의 한 소도시. 김수진씨(가명, 57세)가 위탁으로 돌보는 막내 아들을 만난 때는 2018년 1월이었다. 생후 한 달이 조금 넘은 갓난아이였다. 생모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사라졌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아이를 낳은 사실조차 가족들에게 숨겼다.
동사무소 직원들이 수차례 찾아가 문을 두드렸지만 생모는 끝내 모른 척했다. 그러는 사이 아이는 중환자실 침대 위에 홀로 남겨져 있었다. 뇌출혈, 심장 중격 결손, 선천성 폐 기형에 탈장까지.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네 가지 병을 안고 세상에 던져졌다.
아픈 아이를 입양하겠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럴 사람이 없는데 입양기관이 나설 수도 없었다. 멀쩡히 생모가 살아 있는데 법적 처리까지는 시간이 걸렸고 병원에서는 퇴원을 종용했다. 동사무소 직원이 입양 부모들 단체 카톡방에 사연을 올렸다.
"한 달 만이라도 맡아줄 분이 필요합니다."
갓 태어난 아이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생자와 입양한 둘째까지 있던 김씨가 처음 아이 방을 들어갔을 때의 광경을 이렇게 떠올렸다.
"(아이가) 개와 같은 방에서 지냈어요. 오물도 치워지지 않은 방에서 아이가 포대기도 없이 허공에 팔을 휘두르고 있었어요. 이대로 두면 큰일 나겠다 싶었죠."
임시보호서류 한 장. 그것이 그 아이와의 시작이었다.
네 가지 병을 안고 수진씨 집으로 찾아온 갓난아이
동사무소 직원이 약속한 한 달이 지났다. 아이는 보육원으로 옮겨졌다. 김씨는 안도했다. 그런데 보육원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아이에게 폐 수술이 필요한데 간병인을 구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신생아 간병은 다들 기피하고 있었다. 밤새 울고 보채는 아이를 24시간 돌봐야 하는 일이었다. 더구나 수술한 신생아는 쉼 없이 먹이고 안아줘야 했다. 이번에도 김씨가 손을 들었다. 수술이 끝나면 그걸로 아이와의 인연도 끝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보육원 사정이 또 바뀌었다. 더 위급한 아기가 새로 들어와 그 아이를 돌봐 줄 여력이 없다고 했다. 끊길 줄 알았던 인연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이를 위탁 받기로 했다. 교육을 받고 서류를 내고 심사를 통과했다. 아이가 보육원에서 보낸 7개월이 지나고 정식 위탁으로 아이를 데려왔다.
집에는 남편과 낳은 첫째, 입양한 둘째에 이어 위탁으로 들어온 막내까지 다섯 식구가 북적거렸다. 남편은 발전소 엔지니어로 일했고 김씨는 학교에서 파트타임 미술강사를 했다. 두 사람 모두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안 하려고 했는데 이게 계속 이렇게 아이랑 인연이 자꾸 되는 거잖아요. 이게 인연인가 보다, 신랑도 너무 아기가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냥 또 인연이구나 이러면서 하게 된 거예요."
한달 위탁이 8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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