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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일종목 레버리지 ‘소 다 죽고 외양간 고치려 하나’

국제신문(부산) - 전체기사

삼성전자·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가 증시 교란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대책을 내놓았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은 16일 구윤철 경제부총지 주재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현금 3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매매 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당장 폐지는 못하더라도 진입장벽을 강력하게 높여 증시의 변동성을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지만 정부 대책은 시장 기대치의 반의 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수습할 역량도 의지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장이 무너지는 엄중한 상황에서 알맹이 없는 대책 회의만 하고 있으니 ‘소 다 죽고 외양간 고치려하나’는 비판이 나온다.기존 예탁금 1000만 원 중 70%는 주식 가치로 충당할 수 있어 현금 300만 원이면 거래가 가능했지만 예탁금을 현금 3000만 원으로 10배 높여 단기 매매 유입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예탁금을 최소 수억 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10억 원 이상으로 올려 개인 투자자가 아닌 기관 투자의 영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매매 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상향하는 방안도 진입 장벽을 높이는 데는 턱없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매수한 물량을 당일 매도를 할 수 없도록 거래를 제한해 점진적으로 거래량을 줄인 뒤 종국에 폐지 수순으로 가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시행시기도 문제다.

정부는 예탁금 상향 조치는 다음 달 중에, 매매단위 변경은 증권사별 전산개발 시간을 고려해 오는 11월 중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책이 실효성도 없는데다 시행시기마저 늦다.

지금은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의 막바지다.

시장이 완전히 망가지고 난 뒤 약발 없는 대책을 시행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의 증시 상장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하루 걸러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걸렸다.

2000년 도입된 서킷 브레이커는 총 13번이 발동됐는데 이 중 7번이 올해 발생했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이후에만 5번이다.

전쟁과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등 대형 악재 때만 발동되는 서킷 브레이커가 일상이 될 정도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이번 사태로 증시가 건전한 자산 증식 수단이 아닌 ‘국가 공인 도박판’이라는 오명만 더 또렷하게 각인시켰다.

본전만 찾으면 두 번 다시 증시에 발을 들이지 않겠다거나 미국 증시에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넘쳐난다.

망가진 국내 증시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지 모를 일이다.

정부는 정책 실패부터 인정하고 더 강력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하루 걸러 반대매매가 속출하면서 막대한 손해를 본 개미는 보상심리에 다시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드는 악순환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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