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은 신뢰의 신호"…침팬지·보노보에게서 찾은 인간 행동의 기원
[서울=뉴시스]김성은 인턴 기자 = 침팬지와 보노보 등 대형 유인원이 먹이를 둘러싼 갈등을 앞두고 서로를 만지고 껴안는 행동을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간이 중요한 일을 앞두고 동료를 격려하거나 서로 어깨를 감싸는 행동 역시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진 사회적 행동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2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영국 더럼대학교 연구진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잠비아의 대형 유인원 보호구역 두 곳에서 생활하는 침팬지와 보노보를 관찰했다. 연구진은 야생에서 먹이를 먹는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땅콩을 활용한 실험을 진행하고, 먹이가 제공되기 전 5분 동안 유인원들의 행동을 살폈다.
그 결과 유인원들은 먹이를 앞두고 서로를 만지거나 껴안고 키스하는 등 신체적 접촉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공격적인 동물로 알려진 침팬지에서도 서로의 입 안에 손가락을 넣는 등 밀접한 접촉 행동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서로를 만지고 포옹한 개체일수록 먹이에 접근하고 평화롭게 함께 먹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로에 대한 포용력이 높은 집단에서는 이러한 신체 접촉도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여러 마리의 유인원이 차례로 서로를 껴안는 이른바 '안심의 연쇄' 행동도 관찰됐다.
잔나 클레이 더럼대학교 교수는 스트레스가 예상되는 상황에 앞서 유인원들이 서로에게 다가가 안심시키고 만지고 껴안는다며 이를 중요한 경기를 앞둔 축구 선수들의 '하들(huddle)'에 비유했다. 그는 "이는 '나'가 아니라 '우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제이크 브루커 박사는 사회적 접촉이 가장 오래된 의사소통 방식 중 하나이며 언어보다 앞서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신뢰와 협력을 형성하기 위한 신체 접촉 행동이 인간과 침팬지, 보노보가 공통 조상에서 갈라지기 전인 최소 700만 년 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인간이 축구 경기 전 선수들이 모여 어깨를 맞대거나, 동료를 껴안고, 긴장되는 상황에서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이는 행동 역시 수백만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사회적 행동 방식의 흔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e17@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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