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상품'이 아니다… 부동산이라는 '허구적 상품'을 넘어
2026년 서울시장 선거가 끝났다. 오세훈 시장의 5선 성공으로 귀결된 이번 선거는 서울 시민들이 여전히 '부동산 자산 가치 제고'라는 개발의 서사에 반응하고 있음을 확인해주었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직시해야 할 질문은 "누가 승리했는가"가 아니라, "과연 누가 시민의 삶터와 공동체를 지킬 것인가"이다.
칼 폴라니는 일찍이 저서 <거대한 전환>에서 토지를 노동, 화폐와 함께 '허구적 상품'이라 규정했다. 자연의 일부이자 인간 삶의 터전인 땅을 일반 공산품처럼 시장 논리에 온전히 내맡기는 순간, 사회는 파괴될 수밖에 없다는 통찰이었다. 지금 서울의 부동산 시장은 정확히 이 경고를 증명하고 있다. 주택은 삶의 보금자리가 아니라 투기적 자본의 증식 도구가 되었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는 세입자를 도시 변방으로 밀어내며 지역 공동체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부동산 이슈가 표심을 갈랐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정치가 시장의 변덕에 편승하는 것만으로 확실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은 착각이다. 진정한 정치는 시장의 폭주를 제어하고, 주거 안정이라는 실질적인 사회적 권리를 실천하겠다는 명확한 의지에서 출발해야 한다. 주거는 가격표가 붙은 상품이 아니라,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정원오 후보가 놓쳤던 핵심은 주거의 질이 자산 가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이 지역에 '착근'(embeddedness)되어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이다. 이웃과 교류하고, 익숙한 골목길을 걷고, 마을의 대소사를 함께 나누는 과정이 있어야 주택은 비로소 '잠만 자는 공간'에서 '삶이 깃든 장소'로 변모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투기를 부추기는 정책이 아니라, 사람과 마을이 중심이 되는 확실한 '사회적 주거 정책'의 대안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는 과감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첫째, 주거권을 시장 논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방어 기제'를 강화해야 한다. 임대료를 시장 자율에만 맡겨두는 것은 주거의 공공성을 포기하는 일이다. 적정 임대료 통제와 장기 공공임대주택의 획기적 확충은 시장의 폭력으로부터 시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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