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만남 상대가 두고 간 전자담배 보관하면 절도?…헌재서 바로잡혀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즉석만남으로 만난 사람이 실수로 놓고 간 전자담배를 챙긴 후 돌려주지 않은 것은 절도죄가 아니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0일 관보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A씨가 부산지검의 절도 혐의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 청구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
앞서 A씨는 지난해 7월 20일 부산의 한 업소에서 즉석만남으로 만난 동석자가 실수로 놓고 간 7만9000원 상당의 전자담배 기기를 직원에게 전달받은 뒤 동석자에게 돌려주지 않고 가져간 혐의로 절도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는 않지만 죄가 있다고 판단할 때 내려지는 처분이다.
A씨는 기기 원 소유자의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 물건을 돌려주지 못했을 뿐 훔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업소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핀 결과, 당시 A씨는 업소에서 나가기 전 전자담배 주인인 동석자가 먼저 떠나자 손을 들어 인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분30초께 뒤에 직원으로부터 전자담배 기기와 다른 동석자인 친구 B씨의 옷을 한 번에 넘겨받았고, 한동안 왼손에 친구의 옷과 전자담배 기기를 함께 들고 서 있었다.
이후 A씨는 친구 B씨의 집에 문제의 기기를 그대로 놓아둔 채 자신의 집인 대구로 돌아갔고, B씨가 약 2주 뒤 조사를 받을 때 경찰에 기기를 제출했다.
헌재는 "수사 기록에 현출된 증거만으로 피해자의 전자담배를 절취한다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나 불법영득의사(타인의 물건을 자기 것처럼 쓰거나 처분하려는 것)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소유예를 취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
이 뉴스, 어떠셨어요?
탭 한 번으로 반응 · 로그인 불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