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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먹는 냉면과 똑같은 맛, 황금비율만 지키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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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 하순에 접어들면서 이곳 캐나다의 여름 햇살도 제법 뜨거워졌다. 캐나다는 한국처럼 여름에 습도가 많아 짜증 날 만큼 무덥지 않다. 오히려 건조한 편이라 내리쬐는 햇살만 어떻게든 피하면, 나무 그늘 밑이나 지붕 아래에서는 금방 선선함을 느끼며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기후적 특성이 있다. 그래도 머리 위로 쏟아지는 강렬한 유월의 햇빛만큼은 한여름 못지않게 뜨겁다.

늦은 아침을 챙겨 먹고 매일 해오던 운동을 위해 집을 나섰다. 평소 같으면 운동 삼아 느긋하게 걸어갔을 커뮤니티 센터였지만, 어제와 오늘만큼은 내리쬐는 햇살이 너무 뜨겁다는 핑계로 슬그머니 차 키를 챙겨 들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러닝머신 위를 한 시간 이상 달리고, 수영장 차가운 물속에서 또 수십 분을 물과 씨름하고 나니 센터를 나서는 길에 금방 허기가 밀려왔다.

햇살을 피해 차를 타고 편하게 이동했음에도, 몸을 움직인 탓에 금세 허기가 몰려온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오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어떤 별미로 허기를 채우면 좋을까' 고민하려던 찰나, 옆자리에 앉은 아내가 남편의 마음을 읽었다는 듯 먼저 점심으로 시원한 냉면을 먹자고 했다.

해외에 살면서 한때는 냉면을 꼭 한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인마트에 한국 식재료가 다양하게 공급되면서부터, 한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별로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냉면은 여름을 나는 한국인이라면 지구 반대편 어디에 살든 주기적으로 수혈해 주어야 하는 소울푸드이기도 하다. 사실 여름 무더위에 시원함을 주는 음식 외에도, 이열치열이라는 정반대의 날씨에 어울리는 뜨거운 탕 종류도 여름 별미로 손꼽히지만, 오늘처럼 땀을 흘린 날에는 역시나 차가운 면발이 먼저 당기기 마련이다.

사실 캐나다에서 주변 한인 식당들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냉면을 제대로 파는 식당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제대로 된 냉면 한 그릇을 맛보려면 결국 먼 거리에 있는 식당까지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게다가 팍팍한 이민 생활 속 치솟는 외식 비용까지 생각하면, 선뜻 식당으로 향하던 발길이 머뭇거려지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집 냉동실에는 항상 든든하게 얼려둔 냉면 육수가 자리를 잡고 있다. 냉면을 좋아하는 아내가 한인마트 세일 기간을 놓치지 않고 눈여겨보았다가, 몇 개씩 알뜰하게 사다 쟁여둔 덕분이다. 타향살이에서, 비록 집에서 만든 육수가 아닐지라도 이 얼린 육수 한 봉지는 단순한 식재료이기보다는 추억 내지는 고향의 음식 같은 정서가 담겨 있다. 언제든 고국의 맛을 꺼내 먹을 수 있다는 일종의 안도감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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