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크 '문학을 향하여 문학을 넘어서' 창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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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지성사(발행인 김병익)가 1991년 봄 '비평의 시대①'의 타이틀을 내걸고 전문 비평지 <문학을 향하여 문학을 넘어서>를 창간했다. 문학평론가 권성우·박철화·이광호 등의 동인지 성격이다.
창간호는 이들 동인들의 '글쓰기의 반성, 반성적 글쓰기' 특집을 마련하고, 좌담 '새로운 세대의 문학적 지평'을 비롯 시·소설·문화논문·비평 등 다양한 읽을거리를 마련했다.
편집동인 명의의 '비평의 시대를 창간하며'라는 창간사의 중간 부분이다.
한국의 근대사는 말과 글의 가능성과 싸운 시기이다. 지배 체제는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담아내기에 알맞은 언어를 선택한다. 사유형식으로서의 언어의 분포도는 그 시대 억압과 왜곡의 정도를 보여주는 시금석이다. 독자적인 문자 체계를 갖추지 못했던 우리가 한글을 만들고, 차츰 그것의 분포 정도를 넓힐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말과 사유와 글의 일치를 통하여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주체의 자유를 꿈꾸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배 체제의 사유 형식을 해체하고 반성과 비판의 사유 형식을 세우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말과 글의 가능성과 싸우는 문학이 당대 지식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이유에서이다. 즉 근대초의 국·한문 혼용, 주권 침탈기의 말과 글 지키기, 주권 회복 이후의 말과 글 가꾸기 등은 당대의 가장 중요한 사건이자 초미의 관심사였던 것이다. 그 과업은 한글로 교육받고, 사유하고, 표현하기 시작한 4.19세대에 의해 가장 뚜렷하게 인식된다. 그들의 주체적 자각은 순 한글 세대라는 자부심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순환적 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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