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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가지고 놀아도 돼"... 네 살 손주가 아끼던 소방차를 건넨 이유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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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가지고 놀아도 돼"... 네 살 손주가 아끼던 소방차를 건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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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하고 싶은 네 살, 형을 따라 하고 싶은 돌쟁이

큰 손주 둥둥이는 이제 네 살이다. 그리고 얼마 전 막 돌이 지난 동생 '에그'를 한창 견제 중인 맏이이기도 하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제 것이었는데, 이제는 사사건건 동생이 만지려 드니 여간 스트레스가 아닌 모양이다. 장난감도, 책도 뭐든지 말이다.

내 것을 지켜내려는 네 살 배기의 눈물겨운 노력은 결국 동생을 밀치거나, 그래도 안 되면 누르고 꼬집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아직은 '함께 하는 것'보다 '내 것은 온전히 내 것이어야 하는' 나이이기에 아이의 마음도 이해가 가면서도, 곁에서 돌보는 할머니인 나 역시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어떻게 하면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수 있을까 매번 고민했다. 이렇게도 달래보고 저렇게도 타이르고 잔소리도 해보았지만 허사였다. 결국 '세월이 약이겠거니, 둘 다 좀 더 커야 같이 노는 게 가능하겠구나' 싶어 거의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그 와중에 인지가 발달하기 시작한 동생 에그는 뭐든 형과 똑같은 것으로, 형처럼만 하려고 떼를 쓴다. 전에는 젖병에 우유를 잘만 먹더니 형이 컵에 마시는 것을 본 후로는 젖병을 거부하고 형과 같은 컵에 마시겠다고 울어댄다. 결국 똑같은 컵과 똑같은 밥그릇을 새로 사야 했다. 형이 먹는 빨간색 밥그릇까지 탐을 내는 통에 집안은 늘 조용할 날이 없었다.

"별은 우리 모두의 것이야" 그림책이 건넨 말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도서관에서 브리타 테켄트럽의 그림책 <별을 사랑한 두더지>(2018)를 펼치게 되었다. 책을 읽다 문득 이 이야기를 둥둥이에게 읽어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사실 나는 평소 스토리텔링 그림책 지도사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 애정 덕분에 현직에 있을 때도 틈만 나면 그림책 관련 연수를 찾아다니곤 했다. 학교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그림책은 훌륭한 마음의 다리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품행장애를 겪거나 거친 학생들과 상담할 때, 그림책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며 생활교육을 진행하면 아이들의 닫힌 마음이 한결 부드럽게 열렸다. 학급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에게는 으레 주는 기계적인 벌 대신, '교육적 벌'로 함께 그림책을 읽고 속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생활 교육을 받아보지 못한 아이들은 중학생이 되어도 텍스트가 빽빽한 책은 거부감부터 갖기 마련이고, 글을 읽어내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아이들도 많다. 하지만 그림책은 글씨가 적고 그림이 곁들여져 있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시각적인 이미지를 보며 스스로 상상하고, 마음을 투영할 여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청소년기 아이들에게도 그림책이 이토록 효과적인데, 하물며 네 살배기 손주에게는 얼마나 큰 울림을 줄까 내심 기대가 생겼다.

저녁 무렵, 둥둥이와 나란히 앉아 그림책을 펼쳤다. 요즘 한창 글자를 직접 읽는 재미에 들린 둥둥이였지만, 그날은 피곤했는지 아니면 글밥이 많아 보였는지 내 무릎에 폭 안기며 말했다.

"글씨가 너무 작아. 할머니가 다 읽어줘."

나는 아이를 옆에 앉히고 천천히 이야기를 읽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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