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은 출발선일 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넘어야 할 과제들

(이전 기사: "전남광주통합 성패는 좋은 일자리 그리고 '사회임금'"에서 이어집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성공은 산업전환과 청년 정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또 하나의 핵심 과제가 있다. 바로 지방분권이다.
통합은 광역정부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사업이 아니다. 주민에게 더 가까운 정부가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갖도록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만약 통합이 권한 집중만 강화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통합의 의미는 크게 퇴색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통합특별시는 강한 특별시를 지향해서는 안 된다. 역할이 명확한 특별시가 되어야 한다.
특별시는 광역교통과 산업전환, 에너지 정책, 국가사업 유치, 광역 인프라 구축, 대규모 투자유치와 같은 광역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 반면 기초정부는 복지와 돌봄, 교육, 문화, 도시재생, 평생교육, 주민자치, 생활체육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책임져야 한다. 이는 보충성의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주민 가까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기초정부가 담당하고, 광역적 조정과 협력이 필요한 문제는 특별시가 담당하는 구조다.
특히 광산구와 같은 대규모 도시형 기초정부는 이미 상당한 행정 역량과 정책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 통합특별시 체제는 이러한 역량을 약화시키는 방향이 아니라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통합의 목적은 강한 특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강한 기초정부와 책임 있는 광역정부가 협력하는 새로운 지방자치 모델을 만드는 데 있다.
강한 특별시보다 강한 기초정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재정권 확대가 필요하다. 현재 전남의 시·군은 지방교부세를 직접 교부받는다. 반면 광주의 자치구는 광역시를 통해 재정을 지원받는 구조다. 이 때문에 광산구처럼 상당한 인구 규모와 행정 수요를 가진 자치구도 충분한 재정 자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통합특별시 체제에서도 이러한 구조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새로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사무를 수행하는 기초정부에는 그에 상응하는 재정 권한과 재정 책임이 부여되어야 한다. 재정은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니다. 자치권의 기반이다. 권한은 있는데 재정이 없으면 책임행정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자치권은 재정권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조직권과 인사권 역시 함께 보장되어야 한다. 현재 광역시 자치구의 부구청장은 법률상 구청장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광역자치단체 중심의 인사교류 관행이 지속되어 왔다. 과거 광산구에서도 부구청장 인사권을 둘러싸고 광주시와 갈등을 겪은 바 있으며 최근에도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사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통합특별시가 진정한 지방분권 모델을 지향한다면 기초정부의 책임행정에 걸맞은 인사 자율성과 조직 운영 권한 역시 확대해야 한다. 주민의 선택을 받은 기초정부가 권한과 책임을 함께 가질 때 지방자치는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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