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이'와 '젤리슈즈'로 읽는 동대문의 부활

비가 내리던 어느 날, 기자와 점심을 먹으며 이런 질문을 받았다.
"동대문이 왜 요즘 핫한 거죠?"
마침 그 전 주말, 나는 둘째 딸아이와 동대문 일대를 걸었다. 초등학생 딸아이가 갖고 싶어 하던 '리락쿠마 말랑이'를 사기 위해 아침 일찍 동묘 완구시장을 거쳐 동대문종합시장까지 찾아갔다.
폭염과 비가 반복되는 날씨에도 매장 앞에는 부모와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얼마 남지 않은 인기 상품을 놓치지 않으려고 사람들은 매대를 빠르게 훑었다. 마치 원하는 물건을 먼저 발견하고 손에 넣는 것도 하나의 능력처럼 보였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청년이 딸아이가 손에 넣은 리락쿠마 말랑이를 부러운 듯 바라보며 어디에서 얼마에 샀는지를 물었다. 일찍 서두른 덕분에 원하는 말랑이를 '쟁취'한 딸아이의 어깨가 만족감에 들썩였다. 작은 물건 하나가 주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
나는 기자에게 사람들이 동대문에서 재미있거나 특이한 물건을 찾고 꾸미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즉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흥미로운 점은 한동안 도매상과 디자이너의 공간으로 여겨졌던 동대문 부자재 시장에 아이와 부모, 10대와 20대가 다시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볼펜 꾸미기, 키캡 꾸미기, 폰 꾸미기에 이어 올여름에는 젤리슈즈 꾸미기가 유행하고 있다. 유행은 돌고 돈다지만 젤리슈즈가 다시 돌아올 줄은 몰랐다. 어릴 적 여름이면 하나쯤 신고 다녔던 바로 그 신발이었다.
그러나 딸아이 세대의 젤리슈즈는 내가 기억하던 것과 달랐다. 엄마에게 젤리슈즈가 가볍고 물에 젖어도 괜찮은 장마철 실용품이었다면, 딸에게는 리본과 꽃, 진주와 캐릭터 장식을 원하는 위치에 붙여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도화지였다. 한 세대의 추억이 다음 세대의 손을 거쳐 새로운 취향으로 바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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