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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클라이너 좌석 영화가 3천 원? 단양에서 누린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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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클라이너 좌석 영화가 3천 원? 단양에서 누린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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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은 지금 마늘이 제철이다. 하지(6월 21일)를 전후로 석회암 지대의 큰 일교차를 견뎌낸 육쪽마늘이 본격적으로 출하 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친구들과 찾은 1박 2일 단양 여행은 그야말로 마늘 천지였다. 마늘 떡갈비와 마늘 바게트, 마늘 통닭, 마늘 젤라토까지 온갖 마늘 요리를 맛보았다.

1박 2일 단양 여행 속에 다녀온 도서관 여정

이번 단양 여행길에는 만천하 스카이워크와 단양 구경시장 못지않은 특별한 목적지가 하나 더 있었다. 2024년 6월에 개관한 '단양군립올누림도서관'이었다. 동행한 이들 역시 '도서관 덕후'이기도 했지만, 내가 <캐리어 끌고 도서관> 연재에 얼마나 진심인지 알고 있었기에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기꺼이 시간을 내어주었다.

도서관을 방문 하려던 날, 밤새 내린 비는 그치지 않고 이어졌다. 여행지에서 만난 비가 이토록 반가울 수가 없었다. 만약 소백산맥의 맑고 광활한 풍경이 펼쳐졌다면,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미안했을지도 모른다. 운무에 잠긴 소백산맥은 멋있긴 해도 그저 잠시 바라보는 것이 나을 듯했다. 차라리 아늑한 실내에서 '소맥' 한잔을 기울이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 날씨였다.

비 내리는 도서관은 동굴처럼 아득한 구석이 있다. 궂은 날에는 이용자가 많지 않아, 도서관 직원인 나에게도 고즈넉함을 즐기기에 좋은 요새가 된다. 그럴 때 마시는 달달한 믹스 커피 한 잔은 방금 로스팅한 최고급 스페셜티 못지않게 근사하다.

'단양군립올누림도서관'은 복합 문화공간인 올누림센터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작은 영화관과 가족센터, 공동육아 나눔터가 어우러진 공간이다. 로비에 들어서자 1층부터 4층까지 이어진 탁 트인 개방형 구조와 벽면을 가득 채운 책 모형들이 마치 거인 마법사의 서재처럼 웅장하고 신비로웠다.

입구 안내판을 보다가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영화관이 건물 꼭대기가 아닌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도서관 만큼이나 작은 영화관의 정체가 궁금했던 터라 자연스레 발길이 2층으로 향했다. 마침 보고 싶었던 영화 <와일드 씽>이 상영 중이었다. 정부 지원 '국민 영화관람 할인' 행사(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 덕분에 리클라이너 좌석이 있는 특별관인데도 관람료는 단돈 3000원이었다. 단양 여행이 선물한 이 뜻밖의 호사를 놓칠 수는 없었다.

영화의 여운을 가다듬은 뒤 본격적인 도서관 탐색에 나섰다. 나는 새로운 도서관을 만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외형만 보지 말 것. 누구나 보는 것만 보지 말 것. 사소하고 작은, 그래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눈여겨볼 것.

올누림도서관에서 내 시선을 가장 먼저 붙잡은 것은 책상 위에 무심히 놓인 나무 독서대였다. 시중에서 흔히 보는 기성품이 아니었다. 도서관에서 특별히 맞춤 제작한 듯했다. 독서대 위에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정성스럽게 새겨져 있었다. 개관 2주년, 웅장한 외관을 꾸미느라 미처 챙기지 못할 수도 있었을 텐데, 작은 물건 하나에도 깃들어 있는 사서의 정성이 포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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