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인 내가 '참교육' 보다가 날 밤 샌 이유

AI 통합 요약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인기에 힘입어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이 교육부 산하에 교육활동보호국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도 이 제안에 공감하며 경기도에서의 신설 가능성에 대한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보수 성향: 보수 성향 매체들은 더불어민주당의 교육활동보호국 신설 제안과 안민석 당선인의 공개 토론 제안을 호의적으로 보도하면서, 학교 현장의 교권 침해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강조했다.
며칠 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의 첫 회를 무심코 틀었다가 결국 밤을 꼬박 새우고 말았다. 눈을 뗄 수 없는 전개에 1편부터 마지막 10편까지 내리 달린 뒤, 모니터를 끄고 나니 창밖은 이미 환하게 해가 뜬 낮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졸린 눈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는데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채감이 밀려왔다.
이 작품은 무너진 교권을 바로잡기 위해 가상의 정부 기관인 '교권 보호국' 감독관들이 학교 현장에 투입된다. 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밤새 시청자를 화면 앞에 묶어두기에 충분할 만큼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교실 짓밟는 일들
<참교육>에는 선 넘은 일진 뿐만 아니라 법을 우습게 보며 행동하는 '촉법소년' 아이들, 학교를 쥐고 흔드는 진상 학부모, 사욕을 채우는 비리 교사까지 교실을 짓밟는 무소불위의 부조리들이 그려진다.
지금 무너진 교단에서 고군분투하는 현직 교사들은 내가 학원에서 가르쳤던 제자 세대다. 그렇기에 현실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 그 아이들이 마주한 현실이 너무 답답했던 탓일까, 나 역시 그 순간 만큼은 선생님이 된 제자들을 대신해 매를 드는 듯한 응징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이다 판타지에서 깨어나 환한 햇빛과 마주한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오래된 기억이 있었다. 일본 현지에서 파문과 문화 개방 바람을 타고 국내 언론과 미디어마저 연일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2000년 겨울에 본 일본 영화 <배틀로얄>이었다.
학급 붕괴와 소년 범죄에 공포를 느낀 기성세대가 반항하는 청소년들을 섬에 가두고 서로 죽이게 만드는 'BR법(신세기 교육개혁법)'. 이 법에 따라 국가가 아이들을 사지로 모는 극단적인 설정은, 26년 전 그 겨울의 나를 비롯한 한국 관객들에게는 일본 특유의 세기말적 판타지에 불과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정서가 그래도 남아 있던 시절이기에, 영화 속에서 등교를 거부하던 제자가 교정을 나서던 담임 선생님을 칼로 찔러 쓰러뜨리는 장면, 스승의 권위가 피 흘리며 바닥에 내팽개쳐지던 모습은 그저 크리스마스이브에 마주한 '먼 나라의 황당한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러나 26년이 흐른 지금, 그 황당했던 디스토피아는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교실에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고, 무분별한 악성 민원에 내몰린 교사들이 세상을 떠난 비극이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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