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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트 전시에서 만난 양자역학[이기진의 만만한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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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트 전시에서 만난 양자역학[이기진의 만만한 과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영국 현대미술가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를 봤다.

대학생 시절 작품부터 최근작까지 그의 대표작 5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평일 오전인데도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이 전시를 영원히 기억하려는 듯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감상했다.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이런 전시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물리학자의 시선으로 허스트의 작품을 감상했다.

초기 작품인 ‘올라간 것은 반드시 내려온다’(1994년)는 헤어드라이어가 아래에서 바람을 일으켜 탁구공을 공중에 떠받치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중력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에 붙들린 채, 지구에 대롱대롱 매달려 살아가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가 확 전해졌다.

연장선에 있는 ‘사랑의 취약성’(2000년)은 중력을 거슬러 칼날 위에 떠 있는 비치볼의 위태로운 운명을 보여줌으로써, 사랑의 연약함과 불확실성을 암시하는 듯했다.

특유의 페이소스와 함께 사랑의 본질에 대해 묻는 시적인 작품이었다.

그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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