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아니었던 헝가리 물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전 기사 : 헝가리 여행 첫날, 버스표 사다가 철렁했습니다에서 이어집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 물가'. 주머니가 얇은 여행자로서, 헝가리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위안이 됐던 정보다. 인터넷 블로그나 여행 유튜브 채널마다 '착한 물가'를 헝가리의 가장 큰 매력으로 손꼽기도 했다. 인근 유럽의 다른 나라에 견줘 여행 경비가 적게 든다는 뜻일 테다.
대체로 물가는 그 나라의 경제적, 지리적 여건과 규모 등에 비례하며, 특히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비싸다는 노르웨이 등의 북유럽이나 스위스, 룩셈부르크와 같은 서유럽은 임금 수준도 가장 높다. 높은 소비세 또한 큰 몫을 차지한다.
물가에 관한 한 지금의 헝가리는 우리가 알던 과거의 헝가리가 아니었다. 경제 규모도 커졌고, 근래 노동자들의 임금도 크게 뛰었다. 특히 생활 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가가치세 등 소비세가 유럽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소득세와 법인세 등은 낮추는 일관된 정책을 펴고 있다.
헝가리를 띄엄띄엄 본 걸까. 그 어디에서도 '착한 물가'를 느껴본 적이 없다.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본 헝가리의 물가 관련 정보들이 죄다 가짜 뉴스처럼 여겨졌다. 만시지탄이지만, '저렴한'보다 '상대적으로'라는 말에 방점을 찍어야 했다.
개인적으로, 여행지의 숙소를 예약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하는 게 두 가지다. 하나는 지하철 역이나 버스터미널과의 접근성, 다른 하나는 재래시장과의 거리다. 재래시장 만큼 많은 현지인과 스스럼없이 접촉할 수 있는 여행지는 없다.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재래 시장은 어느 나라에서건 생활 물가를 파악할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그곳의 특산물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롭고, 식자재 가격을 우리나라와 하나하나 비교해 보는 재미도 남다르다. 직접 사다가 요리해 끼니를 해결하면 여행 비용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소문과 달랐던 헝가리 물가
그런데 헝가리에서 방문한 재래시장의 물건의 가격표마다 덧씌워진 숫자가 보인다. 어떤 가게는 아예 지웠다 다시 쓸 수 있도록 가격표 대신 칠판을 가져다 놓았다. 그만큼 물가의 변동이 심하다는 뜻일 테다. 호주머니가 얇은 여행자에겐 이젠 재래시장의 물건조차 선뜻 구매하기가 부담스러워졌다. 시장에서 만난 한 한국인 여행자는 우크라이나와 이란 전쟁 등 국제 정세의 불안으로 최근 물가가 크게 뛰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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