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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라"던 LH·HUG의 공공주택... 결과는 '전세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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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라"던 LH·HUG의 공공주택... 결과는 '전세사기'였다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의 한 사회주택. 입주민 대부분이 20,30대인 이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을 주관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LH가 함께 토지를 소유한 공공지원 사회주택이다. 공공이 토지를 지원하고 민간 운영사를 선정해 청년 주거 안정을 돕겠다며 시작된 사업이다. 하지만 2026년 봄, 이곳은 '전세사기 피해 현장'으로 바뀌었다.

문제가 된 운영사는 사회적 기업 녹색친구들이다. 이들은 지난 4월 이후 임차인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고, 상당수 입주민들과 연락도 끊은 상태다. 현재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거나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놓인 세대는 14세대에 이른다.

자본잠식된 운영사, LH는 알고도 뽑았다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녹색친구들의 부실은 사업 초기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LH의 운영사 모집 공고 당시부터 녹색친구들은 이미 자본잠식 상태였기 때문이다. 회사에 적자가 쌓여, 원래 벌어둔 돈을 다 쓰고도 모자라 자본금을 갉아먹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LH는 녹색친구들을 사업자로 선정했다.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LH는 사업자 선정 당시 "(주)녹색친구들을 포함한 2개 사업신청자가 자본잠식 상태, 나머지가 부채비율 100% 초과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심사 문서를 보면 녹색친구들은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2억2400만 원으로, 해당 부문 최하점(2점)을 받았다. 그럼에도 녹색친구들은 총점 130.42점으로 1위를 차지해 최종 사업자로 뽑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유는 평가 배점 구조에 있었다. 2017년 12월 작성된 '공공지원 사회주택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총 점수 150점 중 재무건전성 등 계량 항목의 배점은 35점 만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던 반면, 임대계획·건축계획·유지관리계획 등 비계량 항목 배점은 115점으로 높았다. 심지어 계량 항목 내 재무건전성 영역에 대한 배점은 5점에 불과했다. 자본잠식이라는 중대한 재무 결함이 있더라도, 운영사 선정 과정에서는 문제 되지 않는 구조였던 셈이다.

녹색친구들은 이처럼 비계량 항목에서 경쟁사를 크게 따돌렸다. LH는 "지역 기반의 주거공동체 회복 및 입주민 참여 공동체 생활 활성화 등을 유도하기 위해 '임대계획' 등 비계량 배점이 높았다"며 "우수한 임대공급·커뮤니티 설계 계획, 엘리베이터 공간 확보 등으로 비계량 항목에서 고득점을 받은 녹색친구들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LH는 재무적으로 취약한 운영사를 알고도 선정했고, 그 부담은 곧장 입주민들의 몫이 됐다.

이번 사태 관련 LH의 대응도 논란거리다. 최근 LH는 사업 선정 주체로서 관리 책임을 묻는 국회의원실의 질의에 "2022년 이관 이후 운영 실태를 확인할 권한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심지어 "2022년 업무 이관 전까지는 특별한 문제 없이 사업이 운영됐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아예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창민 의원실의 추가 질의 과정에서, LH가 지난 2022년 4월경 이미 녹색친구들의 6개월 치 토지임대료 연체 사실을 알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당시 LH는 녹색친구들에 '임대료를 달라'고 독촉했는데, 이후 녹색친구들이 밀린 연체료를 한번에 납부하고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후 LH는 같은 해 해당 리츠의 자산관리 업무를 HUG에 넘겼다. 운영사 부실 징후를 확인했음에도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셈이다.

HUG, '보증 사각지대' 경고 묵살했다

LH가 운영사 선정 단계에서 재무 결함을 알고도 묵인했다면, HUG는 입주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막아둔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제가 된 사회주택은 땅(공공)과 건물(민간)의 주인이 다른 토지임대부 구조다. 땅은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은 민간 운영사가 소유하는 방식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전세보증보험 가입이 사실상 허용되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처음부터 보증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LH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다. LH는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사회적 기업의 안정적 사업 추진을 위해 임차인 보증보험 가입 등 유관기관에 제도 보완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유관기관'이 바로 HUG다. 그럼에도 HUG는 입주민 구제 방법을 묻는 국회 질의에 이같은 대답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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