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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가 '폭로'한 진실의 실체,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능력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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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가 '폭로'한 진실의 실체,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능력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8일, 미국 국방부는 전용 웹사이트(war.gov/ufo)를 열고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다는 UAP(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a), 곧 '미확인 이상 현상' 파일을 풀기 시작했다. 1944년 무렵부터 최근까지의 보고서와 사진, 영상, 목격자 진술, 우주비행사 교신 기록이 쏟아졌다. 2주 뒤 두 번째 묶음에는 밤하늘에 초록빛으로 빛나는 공 모양 물체, 접시처럼 생긴 비행체, 불덩이 같은 빛 등 209건에 이르는 목격 사례가 더해졌다. 국방장관은 '최대치의 투명성'을 약속했고, 정보 당국은 여러 기관에 걸친 대대적 기밀 해제를 예고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혼자인가"라는 물음에는 누구도 답하지 못했다. 공개된 자료 어디에도 외계 생명의 존재를 확인해 주는 것은 없었다. 풀려나온 것은 물리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비행체 영상과 좀처럼 의미로 꿰어지지 않는 데이터의 더미뿐이었다. UAP 연구자들이 내놓은 한마디가 이 상황을 정확히 짚는다. "데이터를 쏟아낸다고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꼭 한 달 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디스클로저(폭로)'라는 바로 그 단어를 제목으로 단 영화를 들고 돌아왔다.

스필버그가 긴장 조이는 법

스필버그는 반세기 동안 관객으로 하여금 하늘을 올려다보게 하고 그 너머에서 무엇이 우리를 마주 보고 있을지 상상하게 한 감독이다. 〈미지와의 조우〉(1977), 〈E.T.〉(1982) 〈우주전쟁〉(2005)으로 이어진 그의 외계 이야기에는 일관된 문법이 있다.

그의 영화에서 경이로움은 우주선이 아니라 그것을 올려다보는 사람의 얼굴에서 피어난다. 빛에 물든 눈과 벌어진 입. 카메라는 굉장한 무언가를 곧장 비추기보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표정을 먼저 담는다. 평론가들이 흔히 '스필버그의 얼굴'이라 부르는 연출이다. 이 영화의 마지막도 그렇다. 오랫동안 은폐돼 온 진실이 마침내 미디어를 타고 전 세계로 터져 나오는 순간, 스크린이 비추는 것은 뉴스 화면이 아니다. 그 소식을 받아 든 세계 곳곳의 얼굴들이다. 인종도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사람들, 심지어 군인들까지, 믿기 힘든 진실 앞에서 하나같이 놀라 얼어붙는다. 그 공통된 표정 하나만으로 진실을 받아 든 인류가 무엇을 느끼는지 감독의 뜻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전해진다.

그 얼굴들의 주인은 특별한 영웅이 아니라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다. 영화의 주인공부터 그렇다. 지역 방송국 기상캐스터와 평범한 보안업체 직원이 감당하기 벅찬 사건에 휘말린다. 그래서 관객은 '내가 저 자리에 있었다면' 하고 자신을 포개 보게 된다.

긴장을 빚어내는 솜씨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필버그의 힘은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감출지를 가늠하는 판단, 그리고 화면 속 공간을 또렷하게 장악하는 통제력에서 나온다. 〈죠스〉를 공포의 고전으로 만든 것도 거대한 상어가 아니라 내내 잘 보이지 않던 그 상어였다. 그는 누가 어디에 있고 위험이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 관객이 한순간도 놓치지 않게 짜 놓아서 긴 설명 없이도 위협이 피부로 와 닿게 만든다. 달리는 기차에 낀 자동차에서 빠져나오려는 장면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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