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갈 거야"... 이 영화가 전하는 희망

지난 11일 영화 <현재를 위하여> 시사회를 다녀왔다. 영화의 주인공 이름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현재'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지만, 그의 삶은 가정폭력으로 인해 일그러져 있어서 노래조차 부를 수 없다.
<현재를 위하여>라는 제목만 보고 '현재(today)'라고 생각했는데, 주인공 이름이 현재였다. 영화를 통해서 깨닫게 된 것은 '현재'는 한 소녀의 이름만이 아니라, 폭력과 상처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상징하는 이름이라는 것이었다.
뉴스를 켜면 전쟁과 혐오의 소식이 넘쳐난다. 경쟁은 일상이 되었고, 사람들은 점점 지쳐간다. 우울과 불안은 더 이상 특별한 감정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기력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간다.
자본의 사회가 만들어낸 현재, 우리는 그것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냉소적으로 살아가거나 순응하며 살아간다. '벗어날 수 없는 새장 속에 갇혀 사는 새처럼' 그래서 우리 모두는 영화 속 '현재'처럼 혹은 등장인물들처럼 길을 잃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영화는 이런 시대를 향해 십 년 전 실종된 딸을 찾는 '해인'을 통해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상처받은 사람은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가
영화 속에는 화원이 등장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꽃과 나무, 흙과 바람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다. 식물들은 인간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살아가지만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준다. 꺾인 가지에서도 새순이 돋고, 겨울을 견딘 뿌리는 다시 꽃을 피운다.
식물들은 말없이 살아남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 생명력은 영화 속 인물들의 삶과 절묘하게 겹쳐진다. 가정 폭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현재의 어머니에게 해인이 '오렌지자스민' 화분을 선물하는 장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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