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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아름답게 핀 꽃 한국어 교육, 그 꽃을 피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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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아름답게 핀 꽃 한국어 교육, 그 꽃을 피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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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달리고 또 달렸다. 버스가 덜컹할 때마다 잠시 눈이 떠졌다. 그럴 때마다 푸르고 너른 몽골 초원이 무거운 눈꺼풀을 비집고 들어와 피로를 풀어줬다.

버스가 멈췄다. 목적지 무룬(Murun)에 도착한 줄 알고 눈을 떴더니 신호등도 없는 도로 한복판이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예상했던 대로 소와 말, 양 수백 마리가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다. 이미 세 번째 몽골 여행이라 내게는 익숙한 광경이었다. 버스에서는 경적이 울리지 않았다. 참으로 무던한 운전기사다. 예전, 성질 급한 운전기사는 경적을 울려 양들의 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하지만 몽골 사람들은 대체로 소와 말, 양들에게 너그러운 편이다. 그들이 도로를 가로지르든, 상점이 밀집한 읍내 한복판을 거닐든 개의치 않는다. 심지어 호기심 많은 소가 몽골어로 집이란 의미인 '게르'를 기웃거려도 소리치며 쫓거나 하지 않는다. 알아서 물러날 때까지 기다린다. 소와 말, 양이 가족 같아서 그런 게 아닐까 상상했다.

칭기즈칸 공항에서 무룬까지 꼬박 14시간이 걸렸다. 버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일행들 얼굴에 피곤이 덕지덕지 쌓였다. 인솔 대장 이재복 후레대 부총장 얼굴에서는 그래도 생기가 도는 편이었는데, 막중한 책임감이 준 긴장 때문인 듯했다.

몽골 사람들로부터 '몽골의 신(보르항)'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얻은 이재복 후레정보통신대학교(아래 후레대) 부총장과 함께한 5박 6일 여행(6월 15~21일)이었다. 그와 함께 후레대를 일군 전 후레대 교수들, 또 이병수 아람북스 대표(대한출판협회 부회장) 등 10여 명이 여행길에 동행했다.

후레대학은 몽골 내 유일한 한국어와 IT특성화 대학이다. 이 부총장은 대학에서 오랜 기간 행정업무를 하다가 몽골에서 교육자이자 민간 외교관으로 '인생 2막'을 살고 있다. 보르항이라는 별명은 교육 활동 외 장학 사업과 의료 복지 사업을 열정적으로 한 덕분에 얻게 됐다. 특히 양 사육 수익금으로 장학금을 지급하는 '양 천 마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몽골 도지사와 군수 등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난 몽골에서 펼쳐진 그의 '인생 2막'을 글로 옮긴 바 있다(관련 기사 : 퇴직 후 '몽골의 신'이 된 한국인... 그가 그리는 큰 그림 https://omn.kr/2g8fa).

몽골 여행을 권하며 그는 "그저, 편하게 쉬다 오세요"라고 거듭해서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몽골'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욕망이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어 여행자의 눈으로만 몽골을 볼 수는 없었다. 그보다는 관찰자의 시각이 강했던 것 같다. 그가 '몽골 홀릭(holic)'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몽골 사람들이 그에게 '보르항'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을 선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것들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이병수 아람북스 대표, 도지사 훈장... 무룬에서의 하룻밤

몽골 최고 관광지 중 하나인 홉스굴 호수로 가기 위한 관문 같은 도시인 무룬에서의 하룻밤은 몽골 사람들의 환대로 무척 뜨겁고 분주했다. 호텔에 도착해 옷도 갈아입기 전 한 쌍의 남녀가 방문을 열었다. 그들은 이 부총장과 반가운 포옹을 나눈 뒤 알아들을 수 없는 몽골어로 환담을 나눴다. 그들이 이 부총장을 얼마나 반기는지는 표정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상봉 의식'이 마무리된 뒤 이 부총장에게 그들의 정체(?)를 물으니 '전 홉스굴 아이막(행정구역 단위, 한국의 광역 자치 단체 격) 부지사 부부'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은 홉스골 국립보호지역 관리청장이다. 그의 이름은 바트빌궁, 부인 이름은 토야다. 토야는 무룬 국제공항 운영관리자다. 그들은 그날 밤 축하 잔치와 뒤풀이까지 함께 했다. 다음 날 무룬과 2시간 거리 홉스굴까지 찾아오는 정성을 보였고, 그다음 날 우리 일행이 무룬을 떠날 때는 한국식당까지 찾아와 배웅하며 술과 초콜릿을 선물했다.

바트빌궁 부부와 이 부총장과의 인연은 이 부총장이 지난 2021년 홉스굴 호수 지키기 운동을 하면서 시작됐다. 주민들에게 재봉틀을 기증, 에코백을 만들게 해 비닐 사용을 억제하는 환경 사업이었다. 이들의 인연은 그 뒤에도 계속됐고 바트빌궁이 홉스골 호수와 땅 관리를 하는 '홉스골 국립보호지역 관리청장'으로 지난 2024년 임명되면서 더 깊어졌다고 한다.

버스 안에서의 14시간 여독을 풀 새도 없이 호텔에서 정장으로 갈아입고 '어린이 문화원'으로 향했다. 어린이 문화원 개관식 행사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일정표에는 없었지만, 이병수 아람북스 대표(대한출판협회 부회장)이 감사장과 함께 훈장을 받는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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