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휴가 가시나요?…'디프테리아' 유행 주의보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호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디프테리아 유행이 이어지면서 해외여행객을 중심으로 감염병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호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올해 5월 18일 기준 호주 전국에서 보고된 디프테리아 환자는 221명으로, 지난 2022~2025년 연평균 발생 7.3명의 약 30배 수준에 달한다. 이는 호주가 국가감염병감시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디프테리아 유행이다.
특히 최초 발생지였던 노던준주(Northern Territory)를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으며, 서호주에서는 약 50년 만에 호흡기 디프테리아가 다시 확인되는 등 지역사회 재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
디프테리아는 디프테리아균이 생성하는 독소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감염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쉽게 전파된다. 호흡기 디프테리아는 초기에 발열, 피로감, 인후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여 구별이 어렵지만, 병이 진행되면 편도와 인두에 회백색 위막이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진행되면서 위막이 기도를 막아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으며, 독소가 전신으로 퍼질 경우 심근염이나 신경염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많은 양의 독소가 체내에 흡수되면 순환기계 이상이나 의식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며, 발병 후 수일 내 사망에 이를 위험도 있다.
전체 치명률은 5~10%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5세 이하 소아와 40세 이상 성인에서는 20%까지 높아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디프테리아는 국내에서도 제1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치명률이 높고 집단 발생 가능성이 커 발생 시 즉시 신고와 격리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1987년 이후 디프테리아 환자 발생이 보고되지 않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진 상황이지만, 해외 유행이 국내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있는 만큼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
디프테리아는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소아는 DTaP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후 성인에서는 Td 또는 Tdap 백신으로 10년마다 추가접종을 받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국가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성인에서는 스스로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해 10년 주기로 재접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국내 면역혈청학 연구에서는 디프테리아 방어면역이 소아기 예방접종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에서는 국가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한 면역이 형성되지만, 20대 이후부터 항체가 감소하기 시작해 50대 이후에는 방어면역이 거의 소실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성인용 Tdap 백신 접종을 통해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백일해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 이 중 GSK의 부스트릭스는 만 10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에서 접종이 가능하다.
만 65세 이상 고령층도 접종할 수 있으며, 임신 3기 임신부 접종을 통해 태아에게 백일해에 대한 수동면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허가돼 다양한 연령층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예방접종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은 디프테리아 발생 국가를 방문할 경우 출국 전 예방접종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출국 최소 2주 전에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권장된다. 영국 국가여행건강네트워크(NaTHNaC) 역시 최근 호주 디프테리아 유행과 관련해 여행자들에게 디프테리아 예방접종 상태를 최신으로 유지할 것을 안내한 바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감염병은 특정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국제 여행과 교류가 활발한 상황에서 해외 유행은 언제든 국내 유입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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